“몸을 상하게 하는 단식을 할 수밖에 없습니다. 바보 같다 해도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대의 저항이며 몸부림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 코스콤이 더 이상 손실을 입지 말고, 우리 모두가 밝은 미래를 향하기 위해 우리는 오늘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단식에 돌입합니다.”
전국증권산업노동조합 코스콤비정규직지부(지부장 황영수, 이하 지부)가 집단 단식 농성에 들어가며 밝힌 결의의 말이다. 코스콤비정규지부 조합원 20여 명이 11월 25일 다시 집단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단식 조합원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지부는 ‘단식에 들어가며’란 글에서 고공농성, 거래소 로비와 사장실 점거 농성, 단식 등 계속 되는 투쟁에도 또 단식을 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지부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단식에 돌입”한다며 단식 선포식을 갖고 또 다시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지부는 직접고용해 일터로 돌아가게 만들어 달라는 것, 정규직과 오해 풀고 코스콤의 동료로 코스콤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 요구라고 다시 강조했다. 이어 “즉각 교섭에 성실히 임하여 전 조합원의 직접 고용을 실시할 것을 간곡히 호소”한다고 밝혔다.
코스콤비정규지부 조합원들이 25일 단식농성 선포식을 갖고 사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했다. <사진=전국증권산업노동조합>
코스콤비정규지부 노동자들은 왜 다시 집단 단식 농성이라는 ‘몸 상하는’ 투쟁을 하게 됐을까?
지난달 17일 김광현 사장이 취임한 이후 15개월 만에 교섭을 진행했지만 지부가 양보안을 냈음에도 사측이 실질적인 해결 안을 제시하지 않고 성실교섭을 하고 있지 않다고 판단한 때문이다.
지난 11월 7일 사무금융연맹 정용건 위원장과 김광현 사장은 첫 교섭을 했다. 교섭에선 비정규지부의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자고 합의하고 실무 교섭에 들어갔다. 신임 김광현 사장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비정규직 문제는 자주자결의 원칙에 따란 깔끔하고 완벽하게 해결”하겠다며 해결 의지를 밝힌 바 있어 해결의 기대를 높였다.
그러나 교섭이 진행 되면서 김광현 사장의 ‘깔끔한 해결’ 계획이 ‘깔끔’하게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지부의 설명에 따르면 코스콤 사측은 지난 2주가 넘는 기간 동안 교섭엔 4차례 밖에 나오지 않았고 실질적인 구체적인 해결안도 내놓지 않고 있다.
지부가 조속한 해결과 신뢰를 보이기 위해 ‘직접고용 정규직화’에서 ‘전 조합원 직접고용’으로 요구안을 양보했다. 그럼에도 사측의 이런 ‘불성실한 교섭’ 태도가 지부와 조합원들에게 “또 피와 뼈를 깍으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던 것이다. 이에 지부는 비록 수차례 고공농성, 로비점거, 단식 농성으로 건강이 좋지 않고 생활고에 지쳐 있음에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어”서 단식 농성을 결정한 것이다. 지부의 말대로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는 단식에 돌입”한 것이다.
한편 황영수 지부장은 지난 11월 7일 성실교섭을 촉구하며 단식을 해왔는데 건강이 악화돼 병원으로 옮겨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