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과정에서 노사합의를 두 번씩이나 어기고 일방적으로 정리해고를 강행했던 (주)코오롱이 노조임원 선거 결과를 뒤집기 위해 조직적으로 선관위원들에게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주)코오롱은 7월 25일 정리해고자인 최일배씨가 제10대 코오롱노동조합 위원장으로 당선이 확정되자 선관위원장 및 선거관리위원들을 불러 해고하겠다고 협박하고, 당선무효를 만들라고 지시했다. 이에 위협을 느낀 선관위원들은 7월 28일 기습적으로 당선무효를 선언하고 서둘러 회의장을 빠져나갔으며 이후 코오롱 노무팀과 인사팀의 진두지휘 하에 구미, 대구, 칠곡, 충무 등지를 돌며 향응을 제공받았다. 회사는 이들이 카드를 사용하면 현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금품을 제공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회사는 선관위원들에게 재투표를 강요하면서 "보상'의사를 내비치며 본격적인 회유에 나섰다. 추석 직후까지 회사는 재투표를 위해 공장장의 지시하에 노무부장, 사업본부장, 인사팀장 등 전사적 차원에서 공을 들여왔다. 심지어 친인척을 동원하고 개인의 약점을 잡아 협박하는 등 추악함이 말로 다 할 수 없는 지경이다.
회사가 이렇게 노조임원 선거를 뒤집으려 혈안이 된 이유는 바로 구조조정 때문이다. (주)코오롱은 2005년을 흑자전환의 해로 잡고 작년 말 강력한 구조조정을 벌여왔다. 덕분에 2005년 상반기 흑자를 달성했으나 그 성과는 1000명이 넘는 인원을 내쫓고 생긴 성과이다. (주)코오롱이 2년전 신규사업으로 투자했던 스판덱스는 지금 재고가 쌓여 있으며 곧 사업부를 분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리해고자들은 회사의 잘못된 구조조정을 막겠다는 일념으로 8개월째 투쟁을 계속하고 있고 이들이 노조임원에 당선된 것이다.
코오롱 한광희 사장은 2010년까지 전 사업부를 분사시키겠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체 비정규직을 통한 구조조정을 뜻한다. 그리고 작년부터 지속해 온 노조무력화 음모가 정리해고자들의 당선으로 무위로 돌아갈 위기였던 것이다.
코오롱노동조합은 두 달에 걸친 준비를 통해 회사가 금품과 향응으로 선거에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 자료만 녹취록 8권의 분량에 달하며, 회사 임원들의 생생한 목소리가 녹음된 CD 두장이 포함되어 있다. 10월 9일 방송된 MBC 뉴스데스크 <카메라출동>은 그 중 일부이다.
10월 10일 한 언론사 기자는 본사에 금품 및 향응제공 사실을 확인하였으나 회사는 "진상을 파악 중이지만 그런 사실이 전혀 없다"며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기가 막힌다. 이게 재벌 23위인 코오롱의 실체이다. 코오롱그룹은 윤리경영을 내걸고 혁신을 부르짖어 왔다. 그러나 이렇듯 추악한 실체를 드러냈다. 재벌의 윤리경영이 부끄럽다.
우리는 노동자를 매수해 총체적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한 (주)코오롱의 관련자를 조만간 검찰에 고소할 예정이다. 이미 지방노동사무소에 고소된 상태이나 회사는 이 조사과정조차 사전에 짜맞추어 온 것도 드러났다. 파렴치한 노무관리로 기업의 최소한의 도덕성조차 상실한 코오롱 노조탄압은 엄벌되어야 마땅하다.
정리해고자들의 즉각 복직과 악질사업주 구속, 노조인정의 요구가 쟁취될 때까지 민주노총 구미지역협의회는 최선을 다해 싸워나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