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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직사업이 핵심이다"
    [10회] 비정규직 노동운동 진단과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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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취재팀 cast@cast.or.kr
    죽은 제갈공명이 산 사마중달을 쫒는다더니. 곧 사라질 정당, 아니 사망선고를 받고 산소 호흡기로 목숨을 연명하던 열린우리당과 수명을 다한 노무현 정권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벼랑으로 내쫒았다. 지난해 11월 30일. 민주노총을 제외한 노ㆍ사ㆍ정이 야합해 만든 세 가지 법안,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보호법」,「파견근로자 보호법」,「노동위원회법」이 정기 국회에서 통과된 것이다.

    정부여당의 비정규법안이 국회를 통과하자 민주노총 지도부가 전면 무효를 외치며 행진하고 있다. 그러나 민주노총의 비정규직 법안 투쟁은 아쉬웠다는 지적이 많다.

    비정규직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는 것을 바라보는 국민들은, 비정규직을 그나마 보호할 수 있는 법안을 만들었다고 자평하는 정부 여당 이야기와, 비정규직 노동자를 보호하기는커녕 2년짜리 계약직이 늘어날 것이 뻔 하다는 노동진영 이야기 가운데 누구 말을 믿어야 할지 혼란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이 이 사태를 이해하는데 걸린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국민들 이해를 돕기 위해서 친절하게 먼저 나선 것은 국가 기관인 법원이다. 법원 행정처는 지난해 말 각급 법원에 ‘비정규직 보호법률 시행 관련 당부의 말씀’이란 공문으로 △민간 경비 요원에 대한 계약을 2006년 12월 31일자로 종료하고 △운전업무 기간제 노동자는 용역으로 바꾸라는 지침을 보냈다고 한다.

    국가 기관이 법 시행 실태를 먼저 보여 줘

    계약을 해지하고 용역으로 바꾸라는 지침 제목이 ‘비정규직 보호법률 ...’이다. 비정규직 관련 법안 통과 이후, 이 정부가 비정규직을 어떻게 보호(?) 할 것인지 확실하게 보여 주는 대목이다. 더구나 법원 행정처가 위와 같은 지침을 각급 법원에 보낸 것은, 국회를 통과한 법안을 잘못 해석해서 빚어진 일이라 더욱 어이가 없다.

    정부 여당의 비정규직 법안이 통과되자 마자 법원을 비롯한 공공기관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계약해지, 용역 전환을 실시했다. 이로써 정부 여당의 법안이 비정규직 양산 법안이라는 게 확연해 졌다. 법원행정처가 일선 기관에 내려보낸 공문.

    국회를 통과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보호법」가운데 ‘올해 7월부터 2년 이상 일한 계약직은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다’는 조항이 있다. 이 조항이 뜻하는 것은 2007년 7월 1일자로 계약을 하고 2년 넘게 일을 한 노동자는 2009년 7월 1일자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것이다. 법원 행정처는 아마도 2년 이상 일한 계약직 노동자를 2007년 7월 1일자로 정규직으로 전환하라는 뜻으로 해석하고 미리 계약을 해지한 것이다. 너무 일찍 무식을 드러낸 것이다.

    국가 기관이 이럴진대 일반 사기업에서는 어떻겠는가. 대한상공회의소는 올해 초 서울에 있는 592개사를 대상으로 2007년 노사관계 전망조사를 했다. 592개 사업장 가운데 63.6%가 ‘자격요건을 갖춘 비정규직은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나머지는 계약을 해지 하겠다’고 대답했다. ‘기존 비정규직 노동자를 모두 정규직으로 바꾸겠다’고 답한 사업장은 대략 10% 내외에 머물렀다. 지난해 국회를 통과한 비정규직 관련 법안이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전혀 보호하지 못할 것이라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역량을 집중하지 못해

    민주노총을 비롯한 노동운동 진영은 비정규직 보호 입법 쟁취를 내걸고 지난 3년간 전면 파업을 포함한 끈질긴 투쟁을 해왔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투쟁 동력이 불어나고 파업 투쟁이 위력을 더해가는 것이 아니라, 국회 일정에 쫓겨 가며 억지로 투쟁을 끌고 온 것이 사실이다. 해를 거듭하면서 비정규직 보호 입법은 차치하고 악법을 저지하지 못할지도 모른다는 패배의식에 젖어 들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니다.

    전국비정규노조연대회의(아래 전비연) 오민규 기회국장은 이를 두고 “객관적인 힘의 크기는 권리입법을 온전하게 관철시키기에 많이 부족했고, 우리들 또한 그것을 잘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난 투쟁과 교섭 과정에서 우리 힘을 키우는 방향으로,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투쟁 전선으로 모으는 방향으로 집중했어야 하는데, 돌이켜 보면 그런 바탕을 만드는데 실패하고 말았다”고 말한다.

    지난 해 투쟁만 살펴보더라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노동운동의 주체로 성장하고 있고, 전국적인 쟁점을 형성하는 주요 투쟁의 대부분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년 동안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철도공사와 싸우고 있는 빠른기차(KTX) 승무원들이 그렇고, 포항지역과 대구지역에서 완강하게 싸운 건설 노동자들이 그렇고, 화물연대와 덤프연대 파업 투쟁이 그렇다.

    이렇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크고 작은 투쟁이 이어져 오고 있지만 화물연대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인 기획에 바탕을 두고 투쟁을 지속하지는 못한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과 교섭, 그리고 조직 현실이 절대적으로 불안정하다는데 그 원인이 있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를 감안한다 하더라도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전체 노동운동진영이 전략적인 계획 없이 ‘그저 싸운다’는 비판을 피해가기는 어렵다.

    민주노총이 비정규직 투쟁 기금을 모으고 ‘비정규직 전략조직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서, 당장 보이는 성과 여부를 가지고 섣부르게 평가하기에 너무 이르다고 할 수도 있다. 전략 조직화 사업이라는 것이 바닥까지 모두 드러내놓기도 어렵다고는 하나, 비정규직 노동운동의 커다란 흐름이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비정규직 노동운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처한 현실만큼이나 불안정하다.

    비정규직 노동운동 현실을 폭넓게 점검해야

    그렇다고 지난 수년간 현장에서 비정규직 노동운동에 헌신하고 투쟁해 온 성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직․간접 고용과 특수고용 등 각 고용형태별로 조직화가 진전되었으며, 소규모 영세 사업장에서도 조직단위가 만들어져 이미 13만여 명이 조직되었다. 2004년 이후 구속 노동자들 가운데 70%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다. 민주노총의 주요 투쟁은 비정규 노동자들이 주도하고 있고 여전히 치열하게 싸우고 있다”고 한국비정규노동센터(아래 비정규센터) 김주환 기회국장은 말한다.

    철도노동조합 이철의 미조직비정규국장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단결하지 못하는 한계, 연대해서 투쟁하기 어려운 조건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 문제가 노동운동의 중요 과제가 되었다. 이것이 성과라면 성과”라고 말한다.

    비정규직 노동운동이 양적 질적으로 성장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노동운동의 중심적인 과제가 될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 노동조합 조직률이 낮다고 이야기하지만,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이 정규직 되기보다 어려운 비정규직을 빼고, 노동조합을 돈으로 매수하는 일부 재벌 기업을 제외하면 더 조직할 곳이 그리 많지도 않다.

    더 조직 할 곳이 있다면 노동자 한 두 명이 일하는 영세 사업장이거나 요식업 등 이직이 심한 민간 부문 노동자들인데, 고용형태로만 본다면 이들은 직접 고용된 노동자들이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처지가 다를 바 없는 노동자들이다. 노동운동이 조직을 확대할 영역은 비정규직 영역일 수밖에 없다.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아래 한노보연) 이훈구 노동강도저하특별위원장은 “신자유주의 위기관리 방식 가운데 자본에서 제일 먼저 들고 나오는 것이 유연생산체계이고, 고용유연화를 지속하면 할수록 노동 전체가 불안정한 상태가 될 것이다. 필연적으로 노동자들의 저항을 불러 올 수밖에 없고 수년 동안 우리는 그것을 경험해 왔다”고 말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투쟁과 조직의 주체로 나서게 될 것이고, 노동운동의 전망을 이끌어 갈 것이라는데 의견을 달리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러나 현실은 그리 만만치가 않다. 비정규직 노동운동이 침체에 빠지고 있다고 진단하는 사람들도 있다.

    전비연 오민규 기획국장은 지금 상황을 지난 2002년과 비슷한 시기라고 말한다. “98년 한라중공업 사내하청 노조 투쟁을 시작으로 학습지 노동자들 투쟁, 골프장 경기보조원, 시설관리, 방송사비정규직, 보험모집인 등이 투쟁하면서 드러나지 않았던 존재가 비로소 그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한국통신계약직 노동자들의 기나긴 투쟁을 거치면서, 캐리어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끈질긴 투쟁으로 불법파견 시정 조치를 이끌어 내기까지 했다. 그러나 많은 투쟁을 겪으면서 만든 노동조합이 무너지거나 소수만 남아서 투쟁하는 양상을 보이더니 투쟁과 조직 활로를 열어 가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은 해가 바로 2002년이다. 지금이 그 때와 비슷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오민규 국장은 “2003년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시작된 투쟁이 사내하청 노동조합 결성으로 이어졌고,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과감한 파업투쟁이 비정규직 노동운동의 물꼬를 텄다. 그래서 지금 국면이 오래 가지는 않으리라고 보지만, 바뀌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 뼈저린 반성과 대안 모색을 하지 않을 경우 오랜 침체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비정규직 개악 법안이 통과되었으니 현장에서 자본의 대응이 시작될 것이다. 전체적으로 비정규직 권리입법 쟁취 투쟁에 집중했던 전선이 개별 사업장으로 이동하게 될 것이다. 계약해지, 용역전환, 하도급 전환 등 개별 사업장 전선으로 쪼개지는 것을 경계하고 비정규직 법안 무력화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 데이콤 비정규직 노동자 조직 사업에 매달리고 있는 이승원 공공연맹 전 위원장 이야기다.

    2005년 1월 29일 비정규 관련 노조와 단체들이 공동으로 "비정규운동 대토론회"를 개최하여 비정규 운동의 발전을 위해 서로 머리 맞대고 토론하고 있다.

    노동운동의 기본은 조직사업

    “조직사업이 핵심이다. 비정규직을 조직하기 위해서 법 제도 개선 투쟁을 하고 있는 것 아닌가”. 비정규센터 김주환 기획국장은 잘라 말한다. 전비연 오민규 기획국장도 “모든 투쟁은 미조직 노동자 조직화 관점에서만 정당하다는 원칙을 분명히 세우려는 의식적인 노력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철도노조 이철의 국장은 조직사업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독자적인 세력화를 덧붙인다. “비정규직 운동은 힘들더라도 정규직에 기대서는 안 된다. 정규직 중심의 산별 노조에 의존해서도 안 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유력한 산업별, 지역별 노동조합을 만들어야 한다.”

    조금 다른 시각에서 조직사업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다. 금속연맹 조건준 총무국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조직하는데 노동조합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민주노총에 가입한 연맹들이 산별 노동조합으로 전환하고는 있지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갑자기 조직되지는 않을 것이다. 조직된다 하더라도 고립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사측과 교섭력을 갖기에는 여전히 어려워 보인다. 정규직과 같은 생산 공정에 투입되어 있는 사내 하청은 그나마 교섭력을 확보할 수 있어서 조직이 어느 정도 유지되기는 한다. 그러나 본청 생산 공정을 장악하기 어려운 비정규직은 노동조합을 만드는 것은 물론 유지하는 것 자체가 어렵다”고 말한다.

    실제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불법 파견 실태를 뒤져서 노동부에 고발하고, 노동부가 불법 파견을 인정한다 해도 일이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다. 사업주가 버티기로 나오면 결국 법정으로 싸움이 옮아간다. 지긋지긋한 법정 싸움이 진행되는 동안 사측이 조합원들을 그대로 놔두지 않는다. 회사 측의 집요한 탄압은 견딘다고 하더라도 계약을 해지하면 그 때부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당하는 고통은 몇 배로 가중된다. 이 고통을 짊어지고 대법원 판결이 날 때까지 버티는 조합원이 얼마나 될까?

    비정규직 노동자를 노동조합 말고 다른 방식으로 조직한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조건준 총무국장은 “다른 형식을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는 않았지만 사회적 교섭력을 높이기 위한 방식을 찾아봐야 할”것이라고 말한다. 사회적 교섭이라면 언뜻 노사정위원회가 떠오른다. 그러나 여기서 이야기하는 사회적 교섭력이란 특정한 틀을 갖는 구조를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빠른기차 승무원들이 정규직 노동조합의 일정한 지원을 받고는 있지만 굳건한 연대를 이루며 싸우지는 못했다. 당연하게도 철도공사와 교섭력은 약할 수밖에 없다. 1년 동안 싸워 온 이들에게 사회적인 연대가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지난해 말에는 연내 해결을 위한 2000명 선언까지 진행했다. 이 같은 흐름이 보다 조직적인 방향으로 전환 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자면 승무원들이 정규직으로 철도공사에 직접 고용될 때까지 빠른기차 안타기 운동을 한다든지, 뜻있는 교수들은 자기 강의 시간에 승무원들을 초청해서 학생들과 이야기 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든지. 빠른기차 승무원들 투쟁을 지지하는 세력이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교섭국면이 확대될 것이다. 일정한 교섭 틀을 갖지는 않지만 철도공사와 교섭력을 높이기 위한 사회적인 연대 강화. 사회적 교섭력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여러 가지 조직 방식을 개발해야

    이제까지 노동운동은 정규직이 중심이었고, 투쟁방식과 요구, 교섭, 조직문화도 여전히 정규직 시각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 젖어서는 여러 가지 방식을 찾을 수 없다. 한노보연 이훈구 위원장은 “노동자의 현실 즉, 노동현장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삶 전체로 실천적인 영역을 확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유명한 사이트에 전국은행계약직모임이라는 온라인 모임이 있다. 금융산업 쪽에서 일하는 계약직 노동자들이 가입 대상인데, 현재 1만 명을 훌쩍 넘긴 회원이 가입해 있다. 가입한 회원 모두가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수시로 드나들며 정보도 얻고 의견도 나누고 소통도 한다. 금융노동조합 비정규지부가 있기는 하지만 사이트에 모인 회원들을 비정규지부 조합원으로 억지로 가입시키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냐고 하겠지만, 같은 처지에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어떠한 형태로든 만여 명씩 조직하기가 쉬운 일은 아니라서 간단하게 보아 넘길 일도 아니다.

    IT산업노동조합은 또 다른 각도에서 참고할 만한 사례다. 초기에 이들도 온라인상에 모임을 만들고 소통하며 회원을 늘려 나갔다. 한 때 3,000여 명이 가입할 정도로 활발하게 모임이 진행 되자 노동조합을 만들려고 날자와 장소를 정해서 사람들을 모았다고 한다. 결국 노동조합을 만들기는 했지만 아주 적은 사람들만 모여서 조직이 왜소해 졌다고 한다. 정규직 조직문화를 그대로 따라가려다가 어려워진 경우라고 할 수 있다.

    조직사업을 조직 만드는 것으로만 제한하지 않는다면 비정규직 운동이야 말로 넓은 저변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정한 사안을 가지고 정규직 비정규직 가릴 것 없이 비정규직 운동 기반을 확대하기 위한 운동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간 최저임금 인상투쟁은 최저임금심의위원회(아래 심의위원회)가 열리는 시기에 집중적인 집회 형식으로 진행되어 왔다. 그것이 의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투쟁 방식, 투쟁 주체, 요구안 등을 전면적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 최저임금 인상투쟁은 준비기간을 좀 더 길게 잡고 시작해야 한다. 년 초부터 적용실태, 위반사례 적발 등을 통해 최저임금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최저임금 요구안을 만들 때는 비정규직 노동자, 특히나 단시간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서 설문조사를 하는 등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2006년 11월 통계청 고용동향에 따르면 주당 36시간미만 노동하는 단시간 노동자는 275만 명이다. 이들이 올해 적용하는 최저임금(시간당 3,480원)으로 하루 8시간씩 한 달간 일해서 받는 돈은 50만 원을 겨우 넘는 수준이다. 단시간 노동자가 지금 추세대로 늘어나게 되면, 전체 비정규직 노동자 가운데 반 정도 차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미리 반영하여 민주노총 요구안을 획기적으로 높일 필요가 있다. 지금보다 두 배를 받는다고 해야 겨우 100만 원 받는다. 최저임금 인상 투쟁에, 특별히 조직된 노동자들이 아니라도, 단시간 노동자를 비롯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참여할 통로를 만들어야 한다. 이 과정에서 단시간 노동자들을 장기적으로 조직할 계획을 가지고 최저임금 인상 투쟁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농사짓는 방법을 가지고 다툴 시간에 농사지어라

    “비정규직 노동운동의 특수성이 있지만 많은 경우 보편적인 원칙을 지키지 않는데서 문제가 발생한다. 비정규직 운동에 헌신하는 활동가가 절대적으로 부족하고 기본에 충실한 활동가는 더욱 부족하다. 실제로 비정규직 대중과 함께 숨 쉬며 현장을 조직하는 활동가가 필요하다.” 비정규 노동운동 방향에 대해서 더 물었더니 철도노조 이철의 국장은 “사람들이 직접 밭에 나가 농사를 지으려 하기보다는 농사짓는 방법을 가지고 다툰다.”고 지적한다.

    이승원 공공연맹 전 위원장도 “현황과 문제점을 짚은 분석 자료들은 많이 나와 있다. 돈과 사람을 모으고 어떻게 조직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을 가지고 실천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비정규직 운동이 노동운동 밖의 어떤 영역에 있는 것이 아니다. 자본과 대치하고 있는 노동진영의 가장 취약하고 열악한 영역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경험과 역량을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 특정한 업종을 선택해서 전략적인 조직사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 노동운동 조직 사업에 특별한 방법이 있을 리 없다. 크고 작은 투쟁 속에서 건져 올린 승리의 경험을 축적하여 조직기반을 꾸준히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별기획] "비정규노동 실태 2006 - 불안정 노동의 시대" 순서

    [1회] 연재를 시작하며 - 불안정 노동의 시대를 넘어 평등 세상을 향해
    [2회] 비정규노동 확산의 배경 - 자본의 위기, 노동의 위기
    [3회] 비정규직 노동자로 전락하기
    [4회] 정규직과 비정규직 - 같은 일, 다른 노동자
    [5회] 비정규직 노동자, 권리의 사각지대
    [6회] 여성과 비정규노동 - 여성이니까 당연하다?
    [7회] <가상 시나리오> 비정규직 노동자로 살아가기
    [8회] <르포-밀착 취재> 비정규직 노동자의 일주일 / 영상물 병행
    [9회] 비정규노동과 노동강도, 노동안전
    [10회] 비정규직 노동운동 진단과 방향
    [11회] <특별좌담> 한국 사회와 비정규노동 / 인터넷 영상생중계

    * 애초 계획했었던 "비정규노동과 경제 - 비정규직 노동자가 죽어야 경제가 산다?" 기사는 기초 자료를 충분히 수집하지 못해 쉽니다. 나중에 좀 더 풍부한 취재를 토대로 다루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기획취재팀(이용근, 이원배, 신현훈, 조대희, 김수목)
    * 이 기획취재는 한국언론재단이 지원하고 있습니다.
    2007년01월20일 20: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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