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법정에 출두한 이건희 회장이 울먹였다 한다. 중요한 계열사가 무엇이냐는 재판장의 질문에 ‘삼성전자, 삼성생명이 제일 중요하다. 그런 회사 또 만들려면 10년, 20년 노력해도 힘들 것’이라면서.
그러나 이건희 회장 말고도 삼성에 대해 눈물 흘리는 이들이 또 있다. 바로 삼성전자반도체의 노동자들, 노동권을 쟁취하고자 싸웠던 이들이다.
삼성반도체 노동자들은 백혈병, 생리불순, 유산 등의 질환으로 고통 받고 노동권을 쟁취하고자 하는 노동자들은 탄압으로 고통 받으며 눈물 흘린다.
삼성반도체 노동자 집단 백혈병 발병 등 각종 질환 앓아
삼성반도체에서 일하는 젊은 노동자들이 집단적으로 백혈병이 발병해 사망했거나 투병 중에 있다고 ‘삼성반도체 집단 백혈병 진상규명과 노동기본권 확보를 위한 대책위원회’(이하 삼성반도체 공대위)는 7월 2일 코엑스 컨퍼런스홀에서 기자 회견을 갖고 이 같이 밝혔다. 이어 삼성반도체 공대위는 노동부가 실태조사 발표를 거부하고 있다며 조사 결과 발표를 촉구했다. 또 근로복지공단의 산재 인정을 촉구했다.
삼성반도체 공대위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확인된 백혈병 진단 노동자만 13명에 이른다. 이 중 7명은 사망했고 6명은 투병 중이거나 치료 후 낙향했다. 이들은 대부분 급성 백혈병이었으며 입사 10년 이내에 발병했다. 삼성반도체에서 작업 중에 생긴 직업병이라는 것이 삼성반도체 공대위의 의견이다.
이 밖에도 “육아종, 흑색종 등 희귀성 암과 다발성 신경염증과 같은 유기용제 중독에 의해 일어난다는 말초 신경계 질병, 각종 피부병과 호흡기 질병, 유산, 불임, 생리불순, 빈혈, 자녀의 선천성 기형의 문제”등 여러 직업병 의심 환자가 드러났다고 말했다.
그러나 삼성반도체 측은 ‘개인적인 질환’ 이라며 산재 연관성을 부인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상황이다.
피해자 가족들이 면담 등을 통해 문제를 제기하자 노동부는 지난 1월 말 ‘13개 반도체 제조업체 실태에 대한 일제 조사 계획’을 발표하고 실태 조사를 벌였다. 그러나 노동부는 ‘개인정보’, ‘회사 영업비밀’, ‘국제분쟁 소지’ 등의 이유를 들어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지난 3월 6일 삼성반도체에서 일한지 3년이 못 돼 급성 백혈병으로 사망한 고 황유미씨의 1주기 추모제가 삼성 본관 앞에서 열렸다.
“삼성, 회유와 협박으로 산재 은폐”
박순남 ‘건강한 노동세상 사무국장’은 “(삼성반도체가)은폐에만 혈안 돼 있다. 협박과 회유만 일삼고 있다”며 삼성이 산재 은폐에만 골몰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서 조사 결과를 발표하지 않고 있는 노동부와 산재 인정하지 않는 근로복지공단도 비판했다. 박 사무국장은 “회사는 책임을 방기하고 노동부는 실태조사 했음에도 한 줄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 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 계속 (산재인정)촉구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 황민웅(삼성반도체에서 일하다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으로 2005년 사망)씨의 부인 정애정씨는 “10년전에 삼성에 입사할 때는 큰 기쁨이었다. 그러나 한 명은 사망하고 한 명은 큰 슬픔에 빠졌다. 밖에서 보는 최첨단 라인과는 동떨어져 있다”며 열악한 상황을 말했다. 이어 산재인정 안하는 조처에 대해서 “국민 기업이라는 삼성 간판을 내걸고 이런 현실성 없는 조처는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한다며 삼성의 행태를 비난했다.
“산재 승인, 조사결과 발표, 무노조 삼성 규탄”
삼성반도체 공대위는 회견문을 통해 삼성반도체와 제대로 된 조사 발표와 공정한 조사를 하지 않고 있는 노동부를 규탄했다. 이어 노동부의 산재 승인 인정, 노동부 조사 결과 공개, 피해자 가족이 추천하는 전문가의 참여 보장되는 정당한 조사 보장, 삼성의 산재 은폐 시도 중단과 노동 3권 보장을 요구했다.
삼성의 ‘무노조 경영’ 규탄
한편 ‘무노조 경영’ 삼성의 노동권 탄압 규탄도 이어졌다. 이들은 회견문에서 “노동조합만 만들려고 하면 회유, 협박, 미행, 납치 등 온갖 파렴치한 범죄 행위를 자행하면서까지 노동조합을 만들지 못하게 한 기업”이라면서 삼성의 노동 탄압을 강하게 규탄하며 노동조합 활동을 보장하라고 촉구했다.
김성환 삼성일반노조 위원장도 “삼성은 무노조 경영이라는 불법 탄압과 인권을 탄압하고 있다”며 규탄하고 “민주노조 걸설을 위해 삼성일반노조는 힘차게 싸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