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오후부터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과 함께 고공농성중이던 김소연 분회장이 21일 오후 1시 25분경 특공대를 동원한 경찰에 의해 철탑에서 끌어 내려졌다. ‘못 내려간다’고 저항하던 김분회장은 실신해 병원으로 후송됐다. 이상규 위원장도 경찰서로 연행됐다.
21일 오후 1시 25분경 김소연 분회장이 경찰들에 의해 강제로 철탑 농성장에서 끌어져 내려지고 있다. <사진=민중언론참세상>
합법 집회에 ‘해산’ 방송
20일엔 기륭 농성장이 구사대와 용역 ‘깡패’, 경찰들에 또 다시 침탈 당해 12명이 연행 되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의 용역 ‘깡패’ 폭력 방조가 또 다시 문제가 되고 있다. 김소연 분회장과 민주노동당 이상규 서울시당 위원장은 정문 앞에서 고공 농성에 돌입했었다.
20일 오후 5시경 경찰은 집회를 하고 있던 조합원과 시민들에게 ‘불법’집회 운운하며 해산을 종용했다. 조합은 “신고 된 집회다. 집회를 방해하는 불법 행위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경찰은 얼마 뒤 2차 3차 ‘방송’을 하며 합법 집회를 방해했다.
조합과 시민은 정문 앞에 7미터 높이의 철골 구조물을 쌓고 김소연 분회장과 이상규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올라가 현수막을 펼치고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김소연분회장과 이상규 민주노동당서울시당 위원장이 철탑 구조물에 올라가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그러나 구사대는 위험하게 철구조물을 흔들어 댔다.
구사대 용역‘깡패’ 폭언 폭력 일삼아, 경찰은 수수 방관
철골구조물을 쌓고 고공농성에 돌입하자 구사대와 용역 ‘깡패’, 경찰이 일제히 폭력 진압을 하기 시작했다. 구조물 근처에 있는 시민들을 밖으로 밀쳐내면서 시민들을 폭행하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고함과 비명이 터져 나왔다. 용역 '깡패'는 폭언, 욕설과 함께 시민들을 마구 폭행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옆에 있던 경찰은 아무런 제재를 하지 않았다.
한 시민이 구사대와 용역 '깡패'에 의해 폭행 당해 안경이 깨지고 옷이 여기 저기 ㅤㅉㅣㅅ겨졌다.
용역 '깡패'에 의해 공장 안에서 폭행을 당하고 나온 한 시민은 “경찰이 연행을 하고 용역 '깡패'에게 건네 폭행을 당했다. 경찰은 그러려니 하는데 용역 '깡패'가 나를 폭행할 이유가 어디 있느냐?”며 분개했다. 경찰이 연행을 하고 구사대에게 ‘인계’하는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 시민은 안경을 잃어버리고 얼굴에 타박상을 입었다.
경찰은 시종 '말없음 표'
“지휘체계도 없단 말이냐?”
한 시민이 경찰 지휘관에게 구사대와 용역 '깡패'의 폭력을 왜 방조하냐고 항의하자 그 지휘관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 그 옆에서 구사대와 용역깡패는 욕설을 하고 있었다.
또 한 전경은 연행 과정에서 구사대를 향해 “도와달라”고 외치는 등 공권력과 구사대 용역 '깡패'의 구분이 완전히 무너지기도 했다. 이날 진압은 경찰과 구사대의 ‘합작품’인 것이다.
구사대가 종이 상자를 들고 엠비씨 카메라 기자의 취재를 방해하고 있다.
또 경찰은 변호사의 연행자 접견 요구를 아무런 이유없이 거부하기도 했다. 민변의 조영선 변호사가 오후 9시 5분경 금천경찰서장에게 왜 접견을 허용하지 않느냐고 항의하자 금천서장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경찰에 둘러 싸여 도망치듯 빠져 나갔다. 조변호사는 이 일에 대해 분명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치 상태가 계속 되고 있던 21일 새벽12시 10분쯤 경찰의 ‘해산’ 방송이 다시 나왔다. 이에 대해 민주노동당 이정희 국회의원이 “나 국회의원이다. 지휘관 나오시라. 무슨 불법 집회 운운하냐? 당장 나와라”고 요구하자 경찰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이정희 의원이 재차 “좀 전에 방송하던 사람 나와라. 경찰은 시민이 요구하면 관등성명 밝히게 돼 있다. 소속을 밝히고 나와라” 다시 요구하자 아무런 답도 없었다. 이에 이의원은 “여긴 지휘자가 없느냐? 그럼 금천서는 지휘체계도 없단 말이냐? 분명히 이 점 책임을 묻겠다”며 경찰의 행태에 분노했다.
사라져 버린 인권, 한국의 슬픈 현실
또 무전기로 지시를 내리는 경찰에게 지휘자 아니냐? 묻자 대답도 없이 마찬가지로 도망치듯 빠져나갔다. 20일 저녁과 21일 새벽 사이 기륭전자 앞의 경찰은 지휘자도 없고 변호사의 접견권도 이유 없이 거부당하고 폭행당하는 시민을 경찰이 방관하고 정당한 권리와 법, 인권들은 너무 멀리 있는 듯 보였다. 바로 경찰이 기륭의 ‘사설경비’라고 불리는 이유이기도 하다.
한편 조합원과 연대대오 40여 명은 경찰과 대치하면서 기륭전자 정문 앞에서 밤을 지샜다. 인권과 최소한의 사회적 기본권이 공권력과 그 위에선 폭력에 짓밟힌, 슬프고 절망스러운 한국 현실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밤이 반달 속에서 외롭게 흘러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