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호 한국철도공사 사장이 서울경제포럼 공동회장 시절에 이미 구속된 강원랜드 김모 본부장으로부터 인사청탁 명목으로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지난 5일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았고 구속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이 7일 여러 언론을 탔다. 우리 노동조합은 한국철도공사의 일원으로서 수장의 부정부패가 드러난 이번 사건을 접하면서 국민들께 송구한 마음과 함께 안타깝고 한심하다는 생각에서 나오는 탄식, 그리고 배신감과 분노를 억누를 수 없다. 강경호 사장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
우리 한국철도공사는 철도청에서 공사로 전환된 후에도 계속 국민에게 사랑받는 안전하고 빠르고 친환경적인 운송수단으로서의 의무를 다 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전 직원이 맡은 바 소임을 성실히 수행하는 한편, 특히 최근 몇 년간 노력해 온 반부패경영의 성과로 2007년 공공기관청렴도 상승률 1위, 부패방지시책평가 최우수기관 선정의 영광을 안았고, 지난 10월에는 아테네에서 열린 제13차 국제반부패회의에서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청렴우수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철도경영진은 이러한 사실을 자랑스럽게 홍보해왔다.
이로써 국민들이 한국철도공사를 친환경이어서 깨끗하기도 하지만 반부패경영으로도 깨끗한 기업으로 인식하는 등 한국철도공사의 대국민 이미지는 크게 개선되는 듯 했으나, 이번 사건으로 다 된 밥에 재를 뿌리게 되었다. 그야말로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물을 흐려놓은 꼴이다. 강경호 사장의 행위는 철도를 사랑하는 국민은 물론, 국민에게 사랑받는 선진철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3만 철도인에 대한 배신이다.
이번 사건은 우선 개인의 잘못이기도 하지만, 고위 공직자의 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연이어 터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실력과 도덕성보다는 정권창출에 기여한 사람에 대한 보은을 기준으로 공직자를 임명하는 낙하산 코드인사에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강경호 사장은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이명박 서울시장 시절 서울지하철공사 사장을 역임하는 등 이명박 대통령의 총애를 받던 소위 SS라인(소망교회, 서울시) 인사로서 부임 때도 낙하산 인사라는 구설에 오른 바 있다. 정부는 이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앞으로 보은, 낙하산 인사를 중단하고, 무엇보다 해당 조직의 발전을 먼저 생각하는 공명정대한 인사를 할 것을 촉구한다.
우리 한국철도공사가 이번 사건을 신속히 수습하고 국민철도 건설이라는 본연의 과업을 계속 수행해 나가려면 강경호 사장이 당장 퇴진하는 것이 급선무다. 검찰이 처벌수위를 검토하고 있다고 하지만, 억울한 누명이 아니라면 구속 여부나 처벌수위와 상관없이 이미 그는 철도의 수장으로서의 자격을 잃었다. 뇌물 받은 사장이 어떻게 투명경영, 반부패 경영을 외치고, 직원들에게 열심히 일하라고 독려할 수 있겠는가?
한편 철도 고위 경영진과 상층 관리자들은 평생을 바친 철도를 진정 사랑한다면 강경호 사장이 퇴진하기 전이라고 입조심, 몸조심만 할 게 아니라 오히려 이번 기회에 내부의 건강한 목소리를 냄으로써 낙하산 경영진 없이도 철도를 이끌어갈 자격과 실력을 갖춘 철도인이 얼마든지 있다는 것을 내외에 보여야 한다. 그래야 그간 공언하고 그 성과를 자랑해 온 청렴경영이 위에서 하라니까 한 말뿐인 구호가 아니라 진정 마음에서 우러나온 것이라는 것을 떳떳이 주장할 수 있을 것이다. 교섭이 진행중인 노사 단체협상 또한 사장 거취와 상관없이 허물 없는 경영진이 사측 대표로 나섬으로써 성실하게 계속되어야 한다.
우리 철도노동자는 국민에게 사랑받는 국민철도, 친환경철도, 통일철도를 위해 아직도 철도에 남아있을지 모를 부패가 척결되도록 한편으로는 경영진을 견제, 감시하고 한편으로는 스스로도 끊임없이 노력해나갈 것을 다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