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오전부터 서울지방노동청 점거 농성을 벌이던 비정규노조 대표자들이 다섯 시간 만에 전원 연행되었다.
학습지, 화물 등 비정규직 노조 대표자들 20여명은 오전 11시 반부터 서울지방노동청 8층에서 비정규직 현안 해결 등을 요구하며 농성 중이었다.
농성자들은 요구사항에 대해 ‘책임있는 답변을 들을 때까지 농성을 풀지 않겠다’고 밝히고 조용히 대기하던 중이었으나, 서울청 관계자들은 경찰에 시설보호 요청을 했다. 결국 수십 명의 전경, 여경들에 의해 13명이 강제 연행되었다. 노동청이 보호해야 할 노동자들을 경찰을 시켜 끌어낸 것이다.
특수고용직 노동 3권, 원청사업주 사용자책임 인정 등 요구
이들의 요구사항은 다섯 가지. △ 김대환 노동부장관 퇴진 △ 김태환열사 살인만행 책임자 처벌과 특수고용노동자 노동3권 보장 △ 불법파견 사용자 구속수사 및 원청사업주의 사용자책임 인정 △ 비정규노동자 권리보장법 제정 △ 비정규사업장 장기현안 해결책 제시
학습지 노조 서훈배위원장은 “우리는 그동안 청와대, 노동부, 국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던 말을 믿고, 청와대와 국회를 오가며 면담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경찰의 폭력 뿐이었다”며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우롱하는 행태를 비판했다.
이들은 당초 청장 면담을 요구했으나 유럽 출장 중이라는 답변을 듣고, 근로감독과장과 면담했다.
박영규 근로감독과장 ‘여러분들의 요구를 상급기관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비정규노동자들에게 돌아온 것은 경찰의 폭력연행 뿐이었다.
현재 연행된 13명은 강남경찰서, 송파경찰서 등에 분산 수감된 상태며 40여명이 면회투쟁을 진행하고 있다.
한편 민주노총은 오후 2시경 항의 농성을 지지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에서 “이번 농성은 특수고용 노동자 등 비정규노동자들의 목소리가 어디에 있는가를 잘 드러내주는 투쟁이다. 정부는 비정규노동자의 목소리를 겸허하게 받아들여 수용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