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후 8시경 용산구청 앞에서 촛불문화제를 열던 철거주민 20여명은 경찰관이라며 달려드는 신원미상의 건장한 사내 10여명에 의해 행사진행이 중단되었고, 이들 10여명의 신원불명의 사내들은 행사진행용 마이크를 빼앗으려 행사 참여자들을 밀어부치며 욕설을 하는 등 험악한 분위기를 조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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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이 지켜보는 상황에서도 실력저지를 행사하는 신원불명의 사내들과 구청공무원들을 경찰병력이 동원되어 집회참가자들과 격리시켰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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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장에 미리 대기해 있던 용산경찰서의 경찰병력이 이들을 제지한 후에야 이들 신원불명의 사내들은 물러섰고 다시 행사가 진행 될 수 있었다.
용산구청 총무과 직원들과 뒤섞여 행사가 시작되기 전부터 용산구청 정문 앞에서 행사장을 지키던 이들은 행사가 시작되고, 방송차량을 이용한 마이크로 참가자들의 발언이 이어지자 행사장에 들어서서는 ‘집회 및 시위에관한법률’ 조항이 적힌 유인물을 참가자들에게 나눠주고 “불법집회다. 경고한다” “마이크를 꺼라”라고 요구했다.
방송차량의 스피커는 20여명의 참가자들에게도 들리지 않을만큼 볼륨을 줄여 진행하던 터였고 촛불문화재로 집회신고를 마친 상태였다. 참가자들은 “당신들 누구냐? 문화재 행사에 마이크를 켜는 게 뭐가 잘못이냐?”라고 물었고, 이들 중 한 명은 정보과 형사라고 말했다. 이후 “불법집회다”, “마이크를 뺏어라”라는 소리에 10여명은 마이크를 빼앗으려 달려들었고 집회 참가자들과 몸싸움이 이어졌다.
행사 참여자들과 일촉즉발의 상황에까지 이르자 이를 지켜보던 용산경찰서 경비과 책임 경관이 나서서 병력을 배치해 제지한 후에야 이들은 물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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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항의하는 참가자들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구청직원과 10여명의 신원불명의 사람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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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공무원도 아니고 경찰관도 아닌 신원불명의 사내들이 그간 집회를 방해하고 불법으로 마이크를 빼앗으려 하는 등 실력행사로 일관하여 온게 당일 하루만의 일은 아니었다.
지난 1일부터 구청 앞에서 노숙을 하던 철거주민 3명이 잠을 자지 못하도록 밤새 지켜서서 수면을 방해하는가 하면 영하의 날씨에도 침낭을 펴지 못하도록 지켜 서 있어서 쪼그려 앉은 채 날밤을 추위에 떨며 세우기도 하였다. 지난 16일은 철거주민 3명의 살림살이인 배낭과 리어카를 구청 화물차에 강제로 싣고 철거주민을 태운 채 강제적인 납치행위를 벌이기도 했었다. 한참을 달리던 화물차량에서 철거주민들이 "뛰어내리겠다"며 거세게 항의하자 살람살이와 함께 노상에 내려두고 사라진 일도 있었다.
정보과 직원이라는 자는 자신이 “마이크를 빼앗으라고 지시한 적 없다” 며 발뺌을 하였고, “그렇다면 구청 직원들이라는 공무원은 강제로 집회를 방해하고 마이크를 빼앗아도 되는 권한이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하였다.
용산구청의 경비과 담당경관이 병력을 동원하여 제지하지 않았다면 이들 신원불명의 사내들과 구청 공무원들에 의해 철거민들은 험한 꼴을 또 다시 당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었던 순간이었다. 정보과 직원이라고 밝힌 50대 사내는 관할 경찰서의 정보과 직원은 아닌 듯 보였으며, 구청측의 공무원들과 신원불명의 사내들과 함께 서 있었고, 지시를 내리고 있었음에도 전혀 관여하지 않은 듯 말하고 있었다.
용산 경찰서의 경비과 담당 경관은 “집회 건 문화제 건 평화적으로 진행하는데 무엇 때문에 강제로 말릴 이유가 있느냐? 불법이니, 준법이니는 해석하기 나름”이라며 "촛불을 들고 20여명이 평화적으로 진행하는 촛불문화제를 굳이 강제로 중단시킬 필요가 있겠느냐?“라고 말하기도 하였다.
철거주민들은 “오늘도 구사대가 나와서 탄압을 하고 있다”라며 구청측의 행위를 비난했고, 또 다른 철거민은 “우리가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는 게 아니다. 임대주택에 들어가게 해 주겠다는 말만 하지말고 정식 서류 한 장 달라는데 구청은 이를 거절하고 있다”라며 구청장의 구태의연한 태도를 비난하기도 하였다.
구청과 철거민 문제에 정보과 형사의 개입도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지만, 구청측에서 동원한 신원불명의 사내들까지 가세하여 철거민들의 주장과 요구를 강제적으로 묵살하는 일이 용산구청에서는 벌써 4년가까이 진행되어 오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불법과 탈법을 자행하고 있는 구청공무원들의 행위에도 경찰측에서는 마땅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는 현실이다. 구청과는 100여m 떨어져 있는 용산 경찰서로서도 철거민 문제에 대한 관과 민의 행정적 민원 문제로만 치부할 뿐, 개입하지 않으려는 입장으로 보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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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하고 차분한 가운데 진행되었던 촛불문화재 참가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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