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입니다. 지난 밤 내렸던 폭우로 온 몸이 젖었습니다. 이른 아침 나른한 몸을 이끌고 마포대교를 뛰었습니다. “정리해고 분쇄! 비정규직 철폐! 노동탄압 박살!” 우리의 간절한 염원이 담긴 60M 대형현수막을 들고 뛰는 가슴은 벅찼습니다. 출근을 서두르는 일상의 시민들과 일상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노동자들이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그렇게 운명적으로 마주쳤습니다. 곧이어 등장한 닭장차와 경찰병력이 신선한 풍경을 깨는 방해꾼이 되었지만 우리는 가뿐 호흡보다 두근대는 서로의 박동이 뿌듯했습니다.
7월 7일 10:30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공동투쟁단이 노무현정권을 상대로 투쟁을 선포하는 자리였습니다. 절묘한 타이밍 덕분에 많은 기자들이 참석했습니다. 또 하나의 낯선 풍경이었지만 외롭지 않아 좋았습니다. 15:00에 레이크사이드CC 집중집회가 있었습니다. 노동조합을 만들었다는 이유로 집단으로 해고되고, 용역깡패들의 일상적 폭력에 짓밟힌 동지들의 분노가 불꽃처럼 튀는 투쟁의 자리였습니다. 우리는 너와 내가 따로 없이, 아니 똑같이 당하는 너무나 익숙한 저들의 대응에 온 몸으로 맞섰습니다. 교섭이 이루어진다는 소식이 들렸습니다. 하루를 넘긴 00:30분쯤 레이크 투쟁은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돌아온 광화문 농성장에서 아무렇게나 피곤한 몸을 누인 동지들을 보며 <누구도 우리에게 이 길을 가라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새삼 느낍니다. 동지들, 이틀을 보냈습니다. 내일 우리 앞에 무엇이 놓여 있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우리 지금 이 순간 최선을 다해 싸워야 한다고 결의합니다.
<공동투쟁단>이 7월 8일 19:00 광화문에서 <공동투쟁 공동승리 투쟁문화제>를 갖습니다. 무지무지하게 많은 동지들이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더 이상 외롭지 않고, 조금은 덜 힘든, 서로가 서로에게 격려가 되는 투쟁문화제가 되길 바랍니다. 그래서 작지만 소중한 마음을 담아 동지들을 초대합니다. 저희들의 초대에 기꺼이 응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우리 모두 서로의 거울이기 때문입니다.
<비정규, 장기투쟁사업장 공동투쟁 공동승리 투쟁문화제>
- 2006년 7월 8일(토) 19:00
- 광화문 열린시민공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