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대통령님, 저희가 보이십니까? 청와대 인근의 타워크레인에 올라가 울부짖는 저희의 목소리가 들리십니까?
도대체 빼앗긴 일자리를 되찾자는 게 무슨 대역죄라고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워야 합니까? “앞으로 절대 인적 구조조정은 없다”는 코오롱의 약속을 철떡같이 믿고 임금도 양보하고 사업장 재배치도 받아들였는데, 약속은 휴지조각이 되고 노동자를 일자리를 빼앗겨 500일째 처절한 싸움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코오롱 구조조정, 누구의 잘못입니까?
노무현대통령님, (주)코오롱은 코오롱그룹의 지주회사로써 2002년부터 2004년까지 약 2천억의 자본금을 계열사 지원에 쏟았습니다. 그러나 그 계열사들은 대부분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거나 퇴출되었습니다. 그 결과 코오롱이란 알맹이는 적자를 내는 부실덩어리가 되었고, 도저히 사건의 진실을 알 수 없는 코오롱캐피탈 480억 자금횡령사건의 손실금까지 코오롱이 부담하면서 코오롱은 땅 뺏기고 자식 뺏기는 처지에 내몰렸습니다. 그러나 주머니 돈이 쌈짓돈인양 부실계열사에 대한 지원을 진두지휘했던 이웅열회장은 손톱만큼도 책임을 지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책임을 고스란히 노동자들의 목줄을 자르는 것으로 채웠습니다. 코오롱 구조조정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그 책임과 잘못이 누구에게 있습니까?
200억원의 임금삭감도 부족합니까?
백 번을 양보했습니다. 그리고 하겠습니다. 그러나 일자리만큼은 되찾아야 합니다. 2005년 1월 코오롱은 구미공장에서만 이미 430명의 노동자를 강제로 퇴직시켰고 그들의 대부분을 비정규직으로 재고용한 상태였습니다. 저희는 부실경영의 책임이 이웅열 회장에게 있었지만 그것을 따져묻지 않았습니다. 스스로 임금 200억원을 삭감하면서 고통을 짊어졌습니다. 그러나 회사는 임금삭감에도 불구하고 78명을 정리해고 했습니다. “정리해고는 않겠다”더니 17일만에 정리해고장이 날아왔습니다.
뒤바뀌어진 일자리 - 코오롱이 고용한 사설용역과 일자리 잃은 정리해고자
코오롱은 정리해고 즉시 100여명이 넘는 사설폭력배를 용역경비란 이름으로 고용했습니다. 일당 십 만 원이 훨씬 넘어서는 이들은 지금까지 우리 대신 500일을 코오롱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 돈이 백억원대에 달합니다. 그런데도 회사는 경영상 정리해고임을 주장하며 지금도 수십억원을 날리고 있습니다. 이 불합리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회사의 논리와 태도의 배경이 무엇인지 곧바로 확인되었습니다. 노동조합을 뿌리째 뽑으려는 것이었습니다. 노조위원장 당선자가 마음에 안든다고 선관위원들을 매수해 선거결과를 무효라 주장했습니다. 행정관청인 구미시청과 노동사무소가 정당한 노조집행부라고 확인했지만 회사는 막무가내였습니다. 법은 법이고 코오롱 방침은 코오롱 방침이라고 우겨왔습니다. 법 위의 권력을 과시하기 위해 코오롱은 블랙리스트를 만들고 노동자를 통제하고 관리해 왔습니다.
권력은 넘겼더라도 <정의>는 넘기지 마십시오.
노무현대통령님, 처절한 서러움이 어떤 것인지 아십니까? 대통령님이 부당한 권력에 의해 탄핵을 당했던 그 심정과 비슷할 겁니다. 너무나 막막한 우리는 도대체 내가 사는 나라가 어떤 나라인지 모르겠습니다. <재벌이 잘돼야 경제가 잘된다>는 노동부장관이 있는 나라에서 노동자는 이리 채여도 저리 채여도 숨만 붙어 있으면 살아있는 짐승과 같습니다. 몸품을 팔 수 있을 때는 생명이 유지되지만 그마저 빼앗기면 죽은 것과 같은 현실에서 살기 위해 일자리를 되찾고자 하는게, 그래서 목숨까지 걸어야 하는게 처절하게 서럽습니다.
권력은 시장으로 넘어갔다고 하셨지만 정의는 넘기지 마십시오. 국민의 일할 권리를 지켜주는 것! 그것마저 넘기지는 말아주십시오. 저희는 간절히 일터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꼭 돌아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