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노조는 정말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 국가기관인 노동부가 대규모 불법파견을 적발해놓고 수수방관하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불법파견 판정에 대한 책임을 다하리라 믿고 기대했다. 그런데, 이러한 우리의 기대는 시간이 갈수록 무너지고 있다. 불법파견의 근절을 위해 노력하기는커녕 불법파견을 지금 이 순간에도 지속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주)에 대한 노동부의 편파행정과 비호는 하루가 다르게 심각한 지경으로 치닫고 있다.
2. 우리노조가 지난 7월 25일 부산지방노동위원회에 넣은 노동쟁의 조정신청이, 근로자위원들의 일괄사태로 인해 조정회의가 열리지 않은 채 열흘간의 조정기간이 만료되었다. 이로써 우리노조는 노동관계법상의 쟁의조정신청 절차를 마쳤으며, 따라서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하였다.
3. 그런데, 노동부는 지난 8월 5일 ‘쟁의조정신청 관련 행정지도’라는 제하의 공문을 통해 우리노조가 불법파견 특별교섭 거부 등을 이유로 쟁의행위에 돌입할 경우 노동조합및노동관계조정법 상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달하였다.
4. 우리노조는 노동부의 행정지도 공문을 전달받고 더 이상 참고 기다려서는 안된다는 판단을 내렸다. 지난해 현대자동차(주)에 대한 불법파견 판정 이후 노동부가 그려온 궤적을 추적하면 이러한 우리노조의 판단이 옳은 것임은 명약관화 해진다.
(1) 노동부(울산노동사무소)는 현대자동차(주) 불법파견을 시정하기 위해 자신이 성실히 수행해야할 직무를 고의로 유기하고 있다.
첫째, 노동부(울산노동사무소)는 불법파견도 파견법상 ‘2년 이상이 된 노동자는 원청에 직접고용된 것으로 본다’는 고용의제 규정(6조 3항)이 적용된다는 내부의 ‘점검지침’을 철저히 외면하며 불법파견의 시정을 강제하지 않고 있다. 광주지방노동청이 캐리어(2001년)와 금호타이어(2004년)의 불법파견 노동자를 직접고용 하라는 시정명령을 한 사례가 있다. 또한 지난해 11월 서울지방법원이 그랜드힐튼호텔 노동자들에 대해 “고용의제 규정이 반드시 합법적 근로자파견만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실질적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 경우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2년 이상 사용하면 직접 고용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결한 사례가 있고, 불과 나흘 전인 8월 5일에도 서울지방노동위원회가 인터콘티넨탈호텔 노동자들에 대해 ‘불법파견에도 고용의제 조항을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둘째, 노동부(울산노동사무소)는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 제19조에 따라 ‘불법파견 사업장 폐쇄’라는 강력한 행정처분을 취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아, 불법파견 판정이 떨어진 지 1년이 다되어 가는데도 불법파견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원청의 직접고용을 강제하는 차원에서 충분히 활용이 가능한 데도 노동부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셋째, 노동부(울산노동사무소)는 우리노조가 정당한 조합 활동을 위한 공장 및 현장 출입이 원청의 경비와 관리자들에 의해 부당하게 방해받고 있다는 누차의 제보에 대해서 철저히 묵살해왔다. 노동부가 지난 5월 11일 현대중공업(주)을 상대로 ‘사내하청노조의 정당한 조합 활동 관련 협조요청’이라는 행정지도 공문에서 ‘조합원의 정당한 조합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협조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며 조합원의 출입 협조를 요청한 바 있음에도, 우리노조의 잇따른 제보를 계속해서 무시하고 있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2) 노동부(울산노동사무소)는 자신의 직무유기에 대해서는 어떠한 반성과 사과도 없이, 월권과 직권남용에 공갈·협박까지 서슴지 않으며, 우리노조의 사태해결을 위한 정당한 쟁의행위를 봉쇄하려 하고 있다.
첫째, 쟁의조정신청 및 결과와 관련해 노조의 합법적 쟁의권 획득 여부의 판단은 지노위의 결정에 따르는 것이다. 노동부가 지난 8월 5일 우리노조에 전달한 ‘쟁의조정신청 관련 행정지도’ 공문에서 “현대자동차(주)를 사용자로 보기 어려우므로 노동관계법상의 보호를 받기 어렵다”고 운운하는 것은 지노위의 권한을 침범한 명백한 월권행위이며 직권남용이다.
또한, 지난 4월 6일 중노위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에 대해 원청도 ‘사용자’의 법적지위와 책임이 있다는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따라서 노동부는 이러한 중노위의 판결을 정면으로 무시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다른 무엇보다 노동부의 불법파견 판정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는 가운데 내려진 것인데, 치매가 아닌 이상 어떻게 노동부가 이것을 잊고 뻔뻔스럽게 원청의 사용자성을 부정할 수 있는가!
둘째, 우리노조는 노동부가 노동 관련 정부 주무부처로서 앞에서 제기한 문제점을 모를 리가 없다고 판단한다. 월권행위와 직권남용을 불사하면서까지 노동부가 우리노조에 행정지도 공문을 안긴 것은 우리노조의 쟁의행위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기 위한 공갈·협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으로 본다.
5. 우리노조는 오늘 항의 면담을 통해 현대자동차(주)의 불법파견과 부당노동행위에 대한 노동부의 직무유기, 월권행위, 직권남용, 공갈·협박을 엄중히 항의할 것이며, 현대자동차(주)의 계열사 역할을 당장 중단하고 다음의 사항을 즉각 이행하도록 요구할 것이다.
(1) 노동부는 직무유기를 당장 중단하고, 불법파견 시정을 강제하고 부당노동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모든 권한을 즉시 사용하라.
○ 내부 점검지침과 판례에 의거해 불법파견에 대한 고용의제 조항 적용과 직접고용 실시를 즉시 명령하라.
○ 파견법 제19조에 의거해 불법파견 사업장 폐쇄조치를 즉시 집행하라.
○ 현대중공업(주) 사례에 의거, 정당한 조합 활동의 보장을 위해 공장 및 현장출입을 허용하라는 행정명령 공문을 즉시 현대자동차(주)에 발송하라.
○ 일체의 부당노동행위 근절을 위한 특별근로감독을 즉시 실시하라.
○ 교섭거부에 대한 행정명령을 통해 현대자동차(주)가 사용자성을 인정하고 불법파견 특별교섭 석상에 나오도록 강제하라.
○ 귀 기관의 행정지도 및 명령을 현대자동차(주)와 사내협력업체들이 거부할 경우, 지체 없이 엄중히 처벌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