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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속보(소식)게시판 

    제목 역시 재판 내용과 판결은 다르다
    번호 382 분류   조회/추천 10855  
    글쓴이 김성환(삼성일반노조)
    작성일 2005년 08월 01일 18시 49분 09초

    오늘 출정을 하고자 대기실에서 수갑을 차고 묶이고 있는데 나는 못 볼 것을 본 것처럼 얼굴을 돌렸습니다.
    그 이유는, 어린애 티를 벗어나지 못 한 앳 띤 얼굴의 소년이 수갑을 차고 포승에 묶이고 있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수갑에, 포승에 묶인 소년의 얼굴은 천진난만하였습니다.
    나이는 15세, 절도로 잡혀왔다는 것입니다.
    수감자들과 교도관들은 한 목소리로 말하길, 고발한 놈이나 어린 것을 구치소에 처 넣은 놈이나 한심하다면서 욕을 하는 것입니다.
    세상이 왜 이런 것입니까! 한 수감자는, 저 어린 것이 절도가 무엇인지나 알겠느냐고 개새끼들이라며 기가 막혀했습니다.

    어린 소년이 내 눈앞에서 수갑을 차고 포승에 묶여 있는 모습은, 나에게는 물신에 짓밟힌 이 사회의 양심이 수갑 차고 묶여있는 것으로 보여져 충격을 주었습니다.
    항소심 선고에서 실형을 판결 받고서도 그 소년의 모습은 내 눈에서 지워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이, 물신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검찰의 모습이 아닐까요?


    안녕하십니까.

    재판 후,집(구치소)의 내 방(독거방)에서 몇 자 적어 인사를 대신하고자 합니다.

    재판 결과는, '혹시나가 역시나 ' 였습니다.
    삼성족벌과 관련된 재판은, <내용>과 <결과>는 다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뿐인 항소심 선고였습니다. 판사의 현란한 개인기에 뒤통수를 맞았다 합니다.
    실형 선고에 대한 설명이, 고스란히 기억되지는 않지만 1심 양형 이유와 동일선상에서 삼성족벌의 이해와 일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반성의 자세가 없다는 등 등.......
    재판 역시 군부독재 시절의 재판과 동일선상에 있다는 것입니다.
    상식적인 판단과 예측 가능한 판결이 무시되는 재판에서, 유독 판사의 화려한 개인기가 돋보이는 판결이었습니다.

    항소심 판결을 앞두고 나와 동료들이 무죄이든 벌금형이든 석방될 것을 확신할 수 있었던 이유는,

    첫째, 판사가 공소 내용 변경을 요구하여 검사가 받아들였고

    둘째, 기소 사건 관련 증인들의 구체적인 증언이 있었고

    셋째, 판사의 합리적인 재판 진행

    넷째, 이변호사의 성실한 재판 준비와 객관적인 증거및 참고자료 제출이 있었고

    다섯째, 삼성족벌의 세습경영, 무노조가 사회적 공공의 관심으로 문제화되고 있다는 것과

    여섯쌔는 소내 보안 담당 직원들마저 나의 석방을 자신하였기에 적어도 이번 항소심 재판은 삼성족벌의 영향력에서 벗어나 재판부가 독립적인 판단을 할 것이다, 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러나, 나마저 나가고 싶은 마음이 앞 서 재판 배후에 있는 삼성족벌을 과소 평가 하였고 소내 담당직원들은 삼성족벌을 염두에 두지 않아서 판단에 실수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입니다.

    심상정의원의 지적처럼, <단순한 수학도 삼성재벌이 개입되면 고등수학이 되고 > 고등판결(?)이 되는 모양입니다.

    신세계 이마트에게 어처구니 없는 탄압을 하고 , 농락당하다 결국 쫓겨난 여성동지들에게 내 석방이 선물이 되어 힘이 되었으면 했는데, 부질없는 욕심이었나 봅니다.

    지난 5월2일, 고려대 <삼성족벌 총수 이건희 학위수여 개망신 사건> 이후 공론화되고 있는 삼성족벌의 불법적 세습경영, 무노조 노동자 탄압, 입법 행정 사법부에 미치는 무소불위의 영향력에 대한 문제제기와 공론화되고있는 의식 수준에도 못 미치는, 아니 외면하는 재판부의 판결에 대해 부당하다는 의사표현마저 이 땅의 양심과 나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다고 생각하지만 한마디 한다면,

    '사기업의 이윤 추구를 위한 경영 논리가 혹시나 국가의 통치이념을 대신 할 수있다' 고 판사가 생각하지 않나 심히 우려된다는 것입니다.

    판사가, 삼성SDI 대표이사 김순택 명의의 탄원서 내용을 인용하듯이 양형이유를 설명하는 순간, 현란한 개인기는 이미 공정하고 객관적인 위치를 이탈했다는 것이며, 참으로 부끄러운 처신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삼성족벅에 맞서 재판정에 서 있는 김성환이라는 사람은, 삼성재벌 총수 이건희에 비하면 한 없이 약하고 힘없는 , 아니 비교의 대상이 될 수없는 우습게 보이는 존재가 아니겠습니까?
    이런 나 하나 실형을 살리기 위해서 범 삼성재벌 차원을 대표하여 삼성SDI 대표이사의 탄원서등 어처구니 없을 정도의 탄압의 강도를 실감하면서도 겁 먹어 반성하기는 커녕 , 나는 구치소 독방에서 분노를 삼키면서 삼성족벌이 해체될 그 날을 헤아리고 있습니다.

    삼성족벌이, 나를 3년 아니 평생을 감옥에 가두어 둔다해도 갇혀있다는 그 사실에 삼성재벌은 나에게 코가 걸려 있는 것입니다.

    내가 감옥에 갇혀 있는 한에는 적어도 삼성재벌은 내 손아귀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지금까지 삼성족벌의 탄압의 세월은 구치소에서도 나의 삶의 피와 살이 묻어난 세월이 흘러서 삼성노동자들의 자주적인 조직건설을 위한 노둣돌이 될 것입니다.
    삼성재벌과 맞서서 싸우면 싸울수록, 짓밟히면 짓밟힐 수록 더욱 뻗대고 치켜 떠 일어나는 것은, 나와 동료 노동자들의 인간으로서의 존귀함과 양심을 지키기위한 싸움인 것을 확인시켜 주는 것입니다.

    삼성재벌의 악날한 탄압에 맞서 싸우는 노동자들의 저항과 투쟁은, 이나라에 인간다운 삶과 평등한 세상을 앞당기는 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항소심 실형이 선고되는 순간에, 여러가지 생각이 스쳐가고 있었습니다.
    어머님을 못 뵙겠구나, 하는 생각, 주위 동료들이 낙담이 크겠구나 하는 생각, 보고싶은 얼굴을 못 본다는 우울한 마음이 잠시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 우리보다 힘이 센 저 들의 허튼 수작으로 인해 잠시 본의 아니게 석방이 미루어졌다고 생각하고있습니다.

    조만간 우리는 만날 것입니다.

    건강하십시오.

    동지들의 건투를 기원합니다.

    2005. 7. 15.

    울산구치소에서.......... -어머님 기일 79일째, 구속 144일째.

    김성환위원장은 현재 대법원에 상고중이며 부산교도소에 수감중입니다.

    부산교도소 주소 -부산시 강서구 강서우체국 사서함 50호 수번;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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