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13일 현대자동차(주)와 울산동부경찰서의 합동작전으로 안기호 위원장이 폭력적으로 납치체포된지 5개월이 훨씬 넘었건만, 재판은 아직 결심조차 진행되지 못한 채 1심 구속만료시한(6개월) 직전인 8월11일에야 다음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노동조합과 안기호 위원장은 검찰이 제기한 여러 가지 공소사실에 대해 ‘완전무죄’를 주장하며 충분한 진술과 증거들을 제시해 왔으며, 공판이 있을 때마다 성실하게 법정에서 재판에 임해왔다. 안기호 위원장이나 변호인 측이 공판일정 연기를 신청한 적도 없고,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집중심리를 통해 유무죄 여부를 가리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러나 공소사실에 대한 검찰·변호인 심문과 증인·증거조사가 마무리되던 6월 중에, 갑자기 검찰 측은 지난해 11월24일과 12월1일 노동조합이 야간조 출근집회를 하며 “정문 자바라를 손괴하여 40여만원의 재산피해를 입혔다”며 추가기소를 하였고, 이에 대한 증인·증거조사를 이유로 한달 가까이 재판이 연장되어왔다.
그러다가 7월14일 열린 공판에서 검찰 측은 “추가기소할 것이 있다”는 이유로 다음 기일을 잡아 재판을 속행하자고 주장했으며, 재판부는 그 주장을 받아들여 무려 4주 뒤인 8월11일로 다음 공판기일을 잡은 것이다. 말도안되는 40만원 재산손괴혐의 추가기소로 두 달 이상 재판이 공회전만 하고 있는 셈이다.
게다가 당일 재판에서 재판부는 공소사실에 대해서는 심문이나 증거조사를 하나도 진행하지 않은 채, “농성 외에 다른 방법은 없느냐” “법적인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느냐”고 묻는 등 공소사실과는 아무 관련없는, 현재 진행중인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에 대해 질문하기도 했다. 구속 중인 위원장에게 농성과 불법파견 투쟁에 관해 질문해서 무엇하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조합원들이 농성을 풀지 않으면 판결에서 불이익이라도 주겠다는 것인가!
우리노조는 정규직 현대자동차노동조합과 연대하여 ‘원하청 연대회의’를 구성하고 현대자동차(주) 측에 대화를 통해 불법파견을 해소하자는 교섭을 요청해왔으나 지금까지 6차례에 걸쳐 대화를 거부한 것은 현대자동차(주) 쪽이다. 대화와 교섭을 요청하는 원하청 노동자들에게 형사고발, 인신구속, 폭력만행을 저지르며 오로지 탄압으로 일관했던 것도 현대자동차(주) 쪽이다. 노조 측에 “법적으로 해결방안을 찾아볼 수는 없느냐”고 묻는 것은 번지수를 잘못 찾아도 한참 잘못 찾은 것이다.
우리는 지난 5개월여 안기호 위원장 공판을 지켜보면서 이토록 비상식적으로 재판이 길어지는 데에는 안기호 위원장에 대한 유죄를 입증하기 어렵거나, 혹은 일찍 석방해서는 안된다는 매우 정치적인 이유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갖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말도 안되는 ‘40여만원 손괴’ 문제로 구속만료일을 눈앞에 둔 사람 재판을 두달 석달 끈다는 것이 상식적으로 이해되는 일인가!
우리노조는 노조설립 이후 지난 2년간 “사용자에게는 끝없이 관대하고, 노동자에게는 노골적으로 불리한 사법처리”를 진행하는 울산지검과 울산지법의 편파성을 지적해왔다. 현대 자본이 제기한 수십여건의 고소고발에 대해서는 단한차례의 예외도 없이 우리 조합원들이 형사처벌되었고, 우리노조가 명백한 사진자료와 증거자료를 제출하며 제기한 고소고발에 대해서는 단한차례의 예외도 없이 ‘증거불충분’ ‘무혐의’ 처분되었다. 증거가 불충분하다면 더 확실한 증거를 가져오라고 연락하면 될 것 아닌가. 아무런 연락도 없이 시간만 질질 끌다가 ‘무혐의’ 처분되었다는 문서 쪼가리 하나 날리는게 울산지역 검·경의 역할이란 말인가!
수차례 자행된 현대 자본의 비정규직 폭행사건과 노조탄압은 이미 전사회적으로 잘 알려져있다. 그런데 다친 사람과 탄압받은 사람은 있는데, 때린 사람과 탄압한 사람은 없단 말인가. 노동부가 현대 자본을 ‘불법파견’이라 판정했는데도 검·경은 “그것은 노동부의 시각일 뿐”이라 하고, 노동부가 노조의 파업을 ‘불법파업’이라 선언하면 “노동부 판단에 따라 엄중 사법처리하겠다”는 검·경의 엄포가 곧바로 뒤따른다. 현대 자본의 폭력을 고발하면 “노사관계에 공안기관이 직접 개입하는 것은 좋지 않다”며 회피하고, 비정규직을 대표하여 1년6개월 집에도 못들어가며 헌신과 희생으로 현장투쟁을 해온 안기호 위원장에 대해서는 사용자들과 합작하여 불법납치체포도 서슴지 않는다. 이 편파성과 불합리함을 도대체 무슨 논리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현대자동차비정규직노동조합은 분명히 요구한다.
죄없이 6개월 가까이 옥살이를 하고 있는 안기호 위원장을 즉각 석방하라!
100여명 이상 구속·수배·집행유예·벌금 등의 사법처리를 자행해온 검·경은 노조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1만명 불법파견을 자행하고 폭력테러·노조탄압 자행하는 정몽구 회장을 즉각 구속수사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