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정부의 비정규‘보호’법안 시행 전날인 어제, 모든 비정규직 노동자들 완전한 고용보장과 차별철폐를 요구하기 위해, 이랜드·뉴코아 정규직·비정규직 1천여 파업노동자들이 구속과 전원연행을 각오한 농성에 돌입하여 비정규법 시행일인 오늘을 홈에버 월드컵점에 맞이하였다.
아, 어떻게 이럴 수 있는가!
최저임금이 8.3% 오르는데 하루 10시간 이상을 서서 중노동에 시달리면서도 한달 80~90만원을 받는 이랜드그룹 비정규노동자들에게 박성수 회장은 단돈 1%의 임금인상도 해줄 수 없다고 한다.
한해 130억의 십일조를 내며 ‘사회저명인사’의 반열에 들기 위해,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계약해지와 용역전환으로 비정규노동자들을 길거리에 내쫓는 것이 이랜드그룹이다.
비정규직 착취로도 모자라 정규직 구조조정으로 1천여명을 내쫓으려 하고 있고, 마지막 선택으로 파업을 결행한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을 죽이기 위해 수백명의 용역깡패를 동원하고 있다.
어제(6월30일)로 뉴코아에서만 150명의 조합원을 포함한 300명의 비정규노동자들을 집단해고했고, 홈에버에서도 지금까지 무려 500여명의 비정규노동자들이 길거리로 내쫓겼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우리에게 남은 길은 무엇이란 말인가!
어제 이랜드일반노조 700여 조합원들이 전국매출 1위 점포인 홈에버 월드컵매장에서 구속과 전원연행을 각오하고 농성에 돌입했다. 한달 80만원의 저임금으로는 도저히 살 수가 없기에, 더 이상 짤리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 길 외에 다른 선택이 있을 수 없었다.
그러나 박성수 회장은 교섭에 코빼기도 보이지 않은 채 용역깡패 투입과 고소고발 등 온갖 탄압을 일삼고 있다. 경찰은 파업참여 조합원들에게 소환장을 보내고 지도부에게 체포영장 발부 운운하고 있으며, 심지어 경찰관을 조합원처럼 위장하여 노조활동을 감시·사찰하는 프락치 행위도 서슴지 않았다.
저임금 비정규직 차별시정! 계약해지·용역전환 즉각 중단과 해고자 복직!
오늘 우리는 이랜드그룹에서 벌어지고 있는 차별을 구체적으로 공개하며, 한달 80만원의 임금으로 야간노동·중노동에 시달리는 비정규직의 현실을 밝힌다. 빈곤과 사회양극화의 문제가 무엇인지, 여성 비정규직과 저소비의 문제가 무엇인지, 저출산의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이랜드를 보라!
여성이 80~90%를 차지하는 유통사업장에서 뺑이치며 일해도 연봉 1천만원을 넘지 못하는 현실을 외면하고서 어떻게 ‘여성 비정규직’과 ‘빈곤’을 논할 수 있단 말인가! 24시간 영업에 3교대, 4교대를 돌아가며 발이 퉁퉁 붓도록 온종일 서서 초과근무를 강요당하면서 한달 80만원을 받아가는 여성 유통노동자들에게 가서 “왜 아이를 낳지 않느냐”고 한번 물어보라! 언제 해고될지 몰라 항상 실업에 대비해야 하는 여성 비정규노동자들에게 “왜 돈을 쓰지 않느냐”고 한번 물어보라!
12월 대선을 향해 달리고 있는 모든 정당의 대선 후보자들에게 고한다. 이랜드 사태에 대해 얘기하지 않고 비정규직 문제를 말하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 “비정규직 고통을 잘 알고 있다”는 입에 발린 소리 말고, “비정규직 의경 청취하여 제도개선에 나서겠다”는 헛공약 말고, 지금 이랜드그룹에서 벌어지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집단해고·용역전환과 저임금 문제에 대해 구체적으로 입장을 밝혀보라. 죽지 않고 살기 위해 비정규노동자들이 몸부림치고 있는 이곳에 직접 찾아와서 얘기해보라!
빈곤과 사회양극화 해결을 위해 노력하는 시민·사회·종교단체 여러분! 이랜드그룹 비정규문제가 바로 빈곤과 사회양극화, 저출산 문제 해결의 키워드이다. 130억의 십일조를 내면서도 저임금 비정규직에게 단 한푼도 쓰지 못하겠다는 박성수 회장에게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이랜드그룹 비정규노동자들의 투쟁에 함께 합시다! 성명발표와 기자회견, 항의방문을 통해 이 싸움을 지원합시다!
신규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1백5십만 대학생·대학원생 여러분! 비정규악법의 시행은 ‘괜찮은 일자리’를 모두 없애버릴 것이며, 아무리 자질과 능력을 배양한다고 해도 “2년짜리 비정규직 인생”을 피할 수 없다. 이제 비참하게 짤리지 않으려면, 억울하게 임금 떼어먹히지 않으려면, 석·박사학위나 자격증이 아니라 노동조합법과 근로기준법을 배워야 한다! 이랜드그룹 비정규노동자들이 싸우고 있는 이곳으로 모이자! 억울함에 맞서 어떻게 싸울 수 있는지 생생한 체험을 통해 함께 배워보자!
비정규직과 사회적 약자에게 응원을 보내고 있는 4천만 국민 여러분! 비정규직 피눈물의 사업장 이랜드 매장(홈에버·뉴코아·2001아울렛·킴스클럽 등)을 이용하지 말자! 비정규직 착취와 해고로 130억의 십일조를 내는 박성수 회장에게 돈을 보태지 말고, 대형할인마트의 횡포에 신음하는 재래시장에 돈을 보태자!
2002년, 국민 모두가 ‘붉은 악마’가 되어 해방의 기분을 만끽했던 바로 이곳, 월드컵 매장 앞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함께 응원하자! 이랜드그룹 비정규직의 승리가 곧 850만 비정규직의 승리요 사회적 약자를 응원하는 4천만 국민 모두의 승리가 될 것이다.
전국의 비정규노조들은 이랜드그룹 비정규문제가 바로 비정규악법 폐기투쟁의 핵심임을 선언한다.
비정규악법 시행도 되기 전에 뉴코아에서는 용역전환과 계약해지가, 홈에버에서는 계약해지와 ‘무늬만 정규직’인 기만적 직무급제가 진행되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차별시정을 회피기 위한 것이며, 비정규노조를 무력화시켜 집단 계약해지와 용역전환을 통한 비용절감으로 엄청난 이윤을 뽑아내기 위한 것이었다.
정부의 ‘차별시정안내서’는 ‘차별시정 회피 지침’에 불과했고, ‘2년 이상 정규직화’는 ‘2년 이내 계약해지 또는 용역전환’ 조항이었으며, 비정규‘보호’법은 비정규‘확산’법이었음이 만천하에 드러난 것이다.
정부 비정규악법 시행으로 인해 수백만 비정규노동자가 계약해지와 용역전환의 위협 앞에 서있는 지금, 우리는 이랜드그룹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승리한다면 비정규악법의 광풍을 되돌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
따라서 이랜드그룹 비정규투쟁은 전국의 비정규노조들 자신의 문제이며, 가능한 모든 지원과 연대로 이랜드그룹 비정규직 노동자의 승리를 응원하고 도울 것이다. 이 투쟁이 바로 비정규악법 폐기투쟁이며, 우리는 악법 폐기를 넘어 850만 비정규직 모두의 완전한 고용보장과 차별철폐를 위해 싸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