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결코 일회용품이 아니다”란 슬로건을 걸고 ‘2008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가 26일 오후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 조직위원회(조직위)’주최로 열렸다. 이날 대회에는 기륭전자, 코스콤, 이랜드, GM대우 등 비정규 투쟁사업장노조, 건설노조, 여성연맹, 공공노조 등 노동자 천 5백여 명이 참여했다.
오후 1시에 이용석 열사의 추모제를 시작으로 대회가 시작되었다. 이날 대회에서 민주노총 허영구 부위원장의 격려사, 민주노동당 홍희덕 의원, 진보신당 노회찬 공동대표의 격려사가 있었다.
이어서 사업장별 투쟁사가 이어졌다. 금속노조기륭전자분회는 조합원들이 모두 무대로 올라갔고 김소연 분회장이 투쟁사를 했다. 김소연 분회장은 “촛불 시민들의 많은 연대를 받았고 감사하다. 그러나 여기서 머물지 말고 더 큰 촛불대항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많이 힘들고 어렵지만 이렇게 투쟁하지 않으면 단 한 순간도 사람으로 살아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많이 힘들고 어렵지만 끝까지 투쟁해서 저들의 승리가 아닌 우리의 정의 진실, 사람답게 사는 승리로 만들어 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오랜 투쟁 속에서도 투쟁 의지를 다시 밝혔다.
2008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에 참가한 이랜드일반노조 이경옥부위원장이 비정규직철폐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어서 강남성모병원비정규노동자, 이주노조, 동희오토 조합원, 학습지 노조 노동자 등이 투쟁사를 이었다. 보건의료노조서울본부강남성모병원비정규직분회 박정화 조합원은 “(거대 병원 자본과 투쟁을) 계란으로 바위치라고 한다. 그러나 계속 치다 보면 바위는 계란이 묻고 바위는 계란으로 뒤 덮여 계란처럼 될 것이다”라며 투쟁 의지를 밝혔다. 또 이어 “이명박 대통령은 똑바로 봐라. 우리의 요구는 무리한 것이 아니라 생계를 위한 것임을 알아 달라”고 호소했다.
이주노조 정영섭 사무차장도 정부가 이주노동자의 최저임금을 삭감하고 단속추방을 강화, 당연한 노동조합 활동도 탄압하려 한다며 현 정부의 이주노동자 정책을 비판했다.
8대 요구 사항 발표
이날 대회 조직위는 ‘2008전국비정규노동자대회 8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8대 요구사항은 1.기간제 사용사용 엄격 제한 쟁취 2.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쟁취 3. 원청사용자 책임 인정 4. 이주노동자 노동허가제 쟁취 5. 비정규직 투쟁사업장 승리 6. 노동자에게 경제위기 책임전가 반대 최저임금 현실화 7. 구조조정 중단 고용안정 보장 8. 국가보안법 폐지 공안탄압 중단이다.
비정규 악법 폐기하고 권리 보장 법 만드는 게 해법
8대 요구 사항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투쟁 결의문에서는 “정말 쓰다 버리는 일회용품인 비정규노동자들을 그 허울 좋은 비정규보호법이 얼마나 보호했으며, 얼마나 권리를 보장해 주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라며 ‘비정규직보호법’을 비판했다. 이어서 “비정규직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확대하는 비정규악법을 폐기하고 비정규노동자들의 권리를 보장해 주는 법을 다시 만드는 것만이 해법”이라고 강조하고 올바른 권리 보장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날 대회는 오후 4시경 대학로에서 보신각까지 행진을 하고 마무리 되었다. 한편 행진 중에는 참가 노동자들이 깡통을 차며 행진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대회 관계자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활이 깡통을 찰 정도로 어렵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