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의 온라인 뉴스레터(Newsletter) 
활용의 현황과 가능성

장여경(통신연대 대표)


PC통신망은 80년대 후반에 등장한 이후, 우리 사회에서 대중적인 통신
출판수단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인터넷의 활용 또한 점점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온라인 뉴스레터가 노동운동의 유의미한
미디어로서 등장하였다. 온라인 뉴스레터는 정기적으로, 혹은 지속성을 가지고
온라인으로 발행되는 소식지로,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주로 상업PC통신망을 통해서
대중적으로 보급되고 있다. 여기서는 노동운동이 활용하고 있는 온라인 뉴스레터의
몇가지 사례를 중심으로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살펴보고자 한다.

온라인 뉴스레터의 기술적 가능성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이 눈부시다. 이러한 기술의 발달은 초국화 유연화하는 자본의
강력한 배경으로 고도의 통제 감시 기술의 등장을 예고하고 있지만, 일단 그
기술적인 가능성은 노동운동 발전에도 의미가 있는 부분이 있다.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여 그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더 나아가 이를 주도해 나가야
하는 노동운동에 있어서, 온라인 네트워크는 그간의 다른 어떠한 매체들보다도
강력한 기술적 가능성을 제시한다.
PC통신망이나 인터넷 등의 온라인 네트워크는 대중의 일상 속에 친근하게 파고
들어가 있으며 전세계와 연결되어 있다. 이 온라인 네트워크에 기반을 두고 있는
온라인 뉴스레터는 가상 공간을 통해 대중과의 접점을 크게 확대할 수 있으며,
여타의 매스 미디어에 비하여 권력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언로로서
기능한다. 국내 PC통신인구가 300만을 헤아린다는데, 저렴한 비용으로 이 정도의
대중들에게 손쉽게 다가갈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찾기란 어려울 것이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 네트워크를 통해 더욱 쉬워진 국제 연대의 가능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영어라는 언어적 한계가 있지만 저렴한 비용을 들여서
가장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다. 97년의 벽두를 뜨겁게 달구었던 한국 총파업의
투쟁 소식은 온라인을 통하여 국내외에 널리 알려질 수 있었다. 당시의 경험은
온라인의 활용 가능성이 생각보다 훨씬 크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었으며, 특히
국경을 넘어선 국제 연대의 측면에서 탁월한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세계
각국의 노동조합, 노동운동단체, 정당 등으로부터 날라오는 연대의 메시지, 외국에
나가 있는 한국 노동자들이나 유학생 교포들의 지지와 참여의 소식, 또는 한국
총파업의 의의를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는 캐나다 교원의 격려메일 등등은
막연하게 여겨지던 '국제연대'를 실감케 해주는 경험들이었다. 최근 이러한 경험을
살려서 '코리아 프로그레시브 뉴스(Korea Progressiev News)'가 해외를 상대로
비정기적인 온라인 뉴스레터 발간을 시작한 것은 무척 고무적이다. 코리아
프로그레시브 뉴스의 경우에는 홈페이지를 통한 소식 전파를 수행하고 있지만,
다른 방식 즉 주제별로 분류되어 있는 인터넷 메일링리스트나 뉴스그룹에
참여함으로써도  국제연대를 실현할 수 있다.
노동운동이 그간 담론의 형성과 주도, 대중과 자원의 조직화라는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수단으로 (구)미디어에 주목을 해왔다면, 이제 그러한 과제를 좀더
효과적으로 달성할 수 있는 강력한 미디어가 여기 있는 것이다.

그러나 가상 공간의 다수(mass) 역시 불특정 다수일 뿐이다. 따라서 기술적인
가능성은 아직은 '가능성'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할 것이다.
일차적으로 중요한 것은,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과 입장이 얼마나 잘 담겨져 있는가
하는 부분이라 하겠다.

온라인 뉴스레터의 발간 현황

현재 발행되고 있는 온라인 뉴스레터는 그 내용, 배포방법 및 형태, 주기, 발행처
등에 있어서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에 보다 적절한 방식에 대한
고민은 그간 발행되어 온 몇몇 뉴스레터를 반성적으로 살펴보는 가운데 가닥이
잡힐 수 있을 것 같다.

내용

온라인 뉴스레터의 내용은 크게 일상적인 소식 제공으로 단체나 특정 사안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내용, 특정사안에 대한 이슈화 및 담론 형성, 나아가
조직화를 위한 내용, 완성된 언론 매체를 지향하는 내용 등으로 나누어볼 수
있다.[표1 참조]

[표1] 온라인 뉴스레터의 내용

- 단체나 사안에 대한 일상적인 소식 제공 : 주간 정치연대,
겨레사랑-북녘동포돕기 범국민운동 소식지
- 특정사안에 대한 홍보, 조직화 : 기아자동차 임투소식 [평등세상] 속보,
삼미특수강 노동조합 고용승계 투쟁 속보, 금속대구 주간통신, 총파업 투쟁속보
- 완성된 언론 매체 지향 : 아침세계소식, 동향, 노동자의 눈, 매일노동뉴스,
인권하루소식, Korea Progressive News

기존의(오프라인에서의) 사회 단체가 발행하는 경우에는 일상적인 소식을 제공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노동운동에 관련한 뉴스레터는 특정사안에 대한 일시적인 홍보,
조직화를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한편 완성된 언론 매체를 지향하며 온라인
뉴스레터 발행을 전문화하는 단체들도 점차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배포방법 및 형태

온라인 뉴스레터의 배포는 메일이나 게시판, 자료실을 통해 이루어지며, 그 형식은
온라인에서 바로 볼 수 있는 텍스트 형식인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HWP 등 별도의
워드프로그램을 사용한 바이너리 파일 형태를 메일로 발송하거나 자료실에
등록하기도 하며, 온라인과 더불어 팩스나 우편 등 다른 형태의 발행을 병행하거나
홈페이지를 사용하여 배포하기도 한다.
메일 발송의 경우에는 미리 신청을 해두었거나 회원으로 등록한 특정
독자(통신사용자)에게 발송되며, 대중적 게시판(대표적으로 plaza란)이나 자료실,
인터넷 홈페이지 등은 불특정 독자를 대상으로 한다. 일부 특정한 게시판이나
자료실은 사용료를 지불하거나 회원으로 등록하여야만 이용이 가능해서, 그
접근도에 있어 다소 폐쇄적인 면을 보이고 있다.
대중적 게시판이나 자료실 등 그 대상이 불특정할수록, 온라인으로 바로 볼 수
있는 텍스트 형식일수록 접근도가 높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잘 편집된 형태로
출력해서 볼 수 있는 워드 프로그램 형태의 파일이 활용도가 더 높을 수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목표와 대상에 맞는 형태를 갖추는 것이다. [표2 참조]

[표2] 온라인 뉴스레터의 배포방법 및 형태

- 대중적인 게시판에 게시 (텍스트 형태) : 노동자의 눈, 주간 정치연대,
기아자동차 임투소식 [평등세상] 속보, 삼미특수강 노동조합 고용승계 투쟁 속보,
인권하루소식, 총파업 투쟁속보
- 게시판 DB (텍스트 형태) : 아침세계소식, 매일노동뉴스(유료), 인권하루소식
- 대중적인 자료실에 등록 (별도의 워드프로그램 바이너리 파일 형태) : 주간
정치연대
- 특정 자료실에 등록 (별도의 워드프로그램 바이너리 파일 형태) :
겨레사랑북녘동포돕기 범국민운동 소식지, 금속대구 주간통신
- 메일로 발송 (텍스트 형태) : 총파업 투쟁속보
- 메일로 발송 (별도의 워드프로그램 바이너리 파일 형태) : 아침세계소식, 동향,
주간 정치연대, 겨레사랑북녘동포돕기 범국민운동 소식지, 금속대구 주간통신
- 온라인과 더불어 다른 형태의 발행 병행 : 금속대구 주간통신(팩스 발송),
매일노동뉴스(우편), 인권하루소식(팩스, 우편)
- 인터넷 홈페이지 : 인권하루소식, Korea Progressive  News, 총파업 투쟁속보

한편 그 발행 주기에 있어서는 주간 단위가 많았으며, 특정사안에 대한 홍보,
조직화를 목적으로 하는 온라인 뉴스레터의 경우 해당하는 사안이 유효한 기간
동안 수시로 발행되는 경향을 보였다. [표3 참조]

온라인 뉴스레터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들

이상과 같이 온라인 뉴스레터 발행 형태는 무척 다양하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온라인 뉴스레터로서 적절한 방식을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니다. 전반적으로
대부분의 온라인 뉴스레터들이 온라인에 대한 오프라인적인, 혹은'관성적인
접근으로 인하여 온라인에 적합한 방식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이는 그 활용
가능성을 충분히 살리고 있지 못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온라인 뉴스레터에서 고려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점은 각 발간 목표 및 대상에 맞는
적절한 내용을 배치하는 것이다. 더불어 가장 부합하는 배포 방법 및 형태를
고민하는 자세가 필요하며, 어느 정도 독자들에게 신뢰를 줄 만한 지속성을 가지고
발간하는 것도 중요하다. 이 점에서 온라인 뉴스레터도 기본적으로 다른 형태의
뉴스레터들과 다를 바 없다. 미디어로서 그 기본적인 역할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온라인에 적절한 방식'에 대한 고민은 매우 중요한데, 그것은 온라인
네트워크에 적절한 방식이야말로 거기서 만나는 독자들에게 가장 밀접하게 다가갈
수 있기 때문이다. 
가장 먼저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은 편집 형태에 대한 고려이다. 예를 들어 HWP 등의
워드 프로그램 파일을 텍스트로 변환한 후에 최소한의 편집도 보지 않은 채로
등록시켜서 온라인으로 읽기에 아주 불편한 뉴스레터들을 종종 볼 수 있는데,
이러한 것들은 오히려 독자들에게 외면당하기 십상이다. 또한 여러가지 기사를
한데 담아 텍스트 게시물로 등록하는 온라인 뉴스레터의 경우에는, 포함하고 있는
기사들의 제목을 미리 알 수 있도록 배치해 준다거나 뉴스레터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를 앞부분에 몰아준다면 독자들의 접근도가 더욱 높아질 수 있다.([총파업
투쟁속보] 참조) 온라인으로 바로 읽히지 않고 메일 등 온라인을 수단으로 하여
배포되는 뉴스레터들도 기본적으로 해당하는 배포처나 등록처에 적절한 가독성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또한 온라인 뉴스레터는 등록하고 배포하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독자들과
쌍방향적인 의사소통을 시도해볼 수도 있다. 온라인의 특성상 그 쌍방향성은 때로
대중들로부터 놀라운 참여와 접근을 끌어내기도 하는데, 수동적인 뉴스레터의
발간에 그칠 것이 아니라 독자들과 지속적인 피드백을 주고받는다면 큰 효과를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상의 내용들을 정리해 보면, 온라인 뉴스레터 발행시 다음과 같은 부분에 대한
체크를 해본다면 좋을 것이다.

[온라인 뉴스레터에서 고려해야 할 사항들]

발간 목표에 부합하는 내용 배치가 이루어져 있는가?
발간 목표 및 대상에 맞는 배포 방법 및 형태를 유지하고 있는가?
온라인 독자들에게 신뢰가 갈 만한 지속성을 가지고 발간하고 있는가?
등록처(게시판, 메일 등)에 적절한 가독성을 갖추고 있는가?
온라인에서 독자들에게 적절한 피드백을 주고 있는가?

노동과 미디어, 그리고 온라인 뉴스레터의 전망

온라인 뉴스레터가 가장 빛을 발하는 경우는 제도언론에서 볼 수 없는 소식이나
속보를 전할 때이다. 이때 온라인에 적합한 형식을 고민하고, 뉴스레터 발행의
목표와 대상에 비추어 내용을 고려할 때 온라인 뉴스레터의 효과는 한층 더
극대화될 것이다.
그러나 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 온라인 뉴스레터가 노동운동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수 있을가에 대해 본격적인 고민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한다. 막연한 대중을
대상으로 한 관성적인 선전에서 좀더 나아간 고민이 녹아들어간 뉴스레터가 많이
발간된다면 좋을 것이다.
또한 온라인 뉴스레터가 배포되고 있는 현재의 상업통신망이 권력과 자본의 이해에
깊이 포섭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하고 경계해야 할 것이다. 인터넷을 비롯하여 날로
상업화되어 가는 온라인 네트워크는 한정된 이용자 계층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또한 표현의 자유와 이용자 프라이버시권의 침해 또한 심각한 상태라는 것은
온라인 뉴스레터의 앞날을 어둡게 하고 있다.
기술 이전에 사회가 존재한다. 눈부신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이 정치적 세력권 안에
존재하고 있음을 비판적으로 고찰할 때, 진정 기술이, 온라인 네트워크가 우리의
미디어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기술에 대한 적응과 활용만큼 이를 주도하려는
노력이 점차 더욱 중요해지고 있는 지금 이 시점, 참세상과 같은 독립적
PC통신망이나 NGO 네트워크와 같은 독자 네트워크를 구축하려는 노력이 이런
맥락에서 더욱 그 의미를 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