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방송국의 의의, 가능성, 추진방향


이용근 (한국노동네트워크협의회 운영위원장)
labornet@nodong.net


1. 인터넷 환경 변화와 노동 매체의 나아갈 방향

	○ 2000년을 전후로 한 인터넷의 보편화와 초고속통신망의 급격한 보급에 힘입어
인터넷이 한국 사회내 여론 형성과 변화의 주된 발원지로 더욱 부상하고 있음.
특히, 인터넷이라는 매체가 일반인들의 생활 문화에 더욱 깊숙이 파고듦으로써,
갈수록 다양한 사회․문화적인 소통 수단이자 문화 향유의 수단으로 발전해
나가고 있음.
	○ 2002년에도 노사모나 SOFA개정 촛불시위 등 인터넷을 통한 여론 형성과 참여의
폭과 깊이가 갈수록 확대되는 것을 실감했으며, 또한 그 질에 있어서도 생산의
주역이자 이 사회를 지탱하는 중심 세력인 30～40대들의 집단적인 움직임이 그
변화의 핵심에 있다는 점에서 고무적임.
	○ 여기서 우리는, 2002년의 노사모, 촛불시위 등에서 나타난 인터넷 여론 형성
메커니즘에서 인터넷 언론 매체가 미친 영향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음. 물론,
기본적으로 미조직된 풀뿌리 네티즌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진 거대한
역사이긴 하지만, 그 밑바탕에는 ‘인터넷 신문’이라는 공론화의 장이 다양한
제안과 시도들을 하나의 거대한 물줄기로 증폭시키는 중요한 매개 역할을 했다고
보여짐.
	○ 따라서,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다양한 문화적인 욕구 분출과 인터넷을 통한
참여의 흐름에 함께 호흡하고, 나아가 진보와 보수, 노동과 자본의 큰 대립에서
노동운동․사회진보 세력의 목소리가 인터넷 여론에 더욱 효과적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하는 매체를 만드는 노력에 전력을 기울여야 할 때임. (노동운동의
미디어 역량에 대한 총소집령 필요)
	○ 이러한 매체로 현재까지 대표적인 성공 사례는 역시 ‘오마이뉴스’임.
오마이뉴스가 지향하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는 정신, 즉 참여기자제도의 모델을
노동운동에서도 적극 도입할 필요가 있음. 그러한 점에서 사실 노동운동은, 비록
이를 제대로 모아내지 못해서 그렇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자산을 이미 가지고
있다 할 것임.
	○ 한편, 우리는 현재의 인터넷 매체가 앞으로 어떻게 발전해 나갈 것인지도
고려해야 함. 가정용 정액제 초고속통신망의 보급, IPv6 체계 도입 및 가전제품과
인터넷의 결합, IMT2000의 상용화(무선 화상 시스템 ?) 등은 갈수록 인터넷 매체의
멀티미디어화를 촉진하고, 이로 인해 인터넷 이용자들의 문화적인 욕구 또한 더욱
다양화될 것임. 따라서 우리가 만들 매체는 온라인 신문 매체라기보다는 영상
컨텐츠가 통합된 ‘인터넷방송국’ 모델이 적절하다고 판단됨.


2. 그간 노동영상․미디어 운동의 경험

	○ 영상 전문 단체 및 현장 영상패의 조직과 활동
		- 89년 노동자뉴스제작단, 97년 이후 6회에 걸친 국제노동영화제 개최
		- 90년대 현장 영상패 조직과 연대․공조(수도권 노동자 영상패 등)
		- 2000년대 인터넷 방송국의 경험(참세상방송국, 노동의소리, 민중의소리 등)
			지방에서의 의미있는 시도(LISO, 전주INP, 호남노동미디어활동단 등)
		- 2002년 공공연맹의 위원장 주간메시지

	○ 온라인 행동의 경험과 이에 결합한 영상․미디어 활동
		- 96～97년 노동악법 안기부법 전면철회 총파업 시기 통신지원단 활동
		- 99년 서울지하철 파업과 통신지원단 활동
		- 2001년 대우자동차 정리해고 반대투쟁과 영상․미디어 활동
		- 2001년 노동절 행사 합동중계단 활동
		- 2002년 발전 등 공공3사 파업과 민영화저지 미디어활동단 활동

	○ 주요 집회․행사 등의 중계 경험
		- 97년 노동자대회 텍스트 생중계
		- 98년 노동절대회, 국제민중대회 오디오 생중계
		- 2001년 노동절 특별 방송 (2일간 라디오 생방송, 영상 생중계 방송)
		- 2001년 노동진영 공동의 미디어(스트리밍)서버 구축 (노동사회운동의 공적인
인프라)
		- 2002년 각종 노조 대의원대회, 대규모 집회, 토론회 등의 인터넷 생중계

	⇒ 이상의 경험과, 이 과정에서 훈련되고 형성된 역량이라면,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역량 자체로는 당장이라도 노동방송국을 건설할 수 있는 자원으로는
부족하지 않을 것임.
	⇒ 문제는, 이러한 경험과 자원을 담아내고 확대재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아서, 여전히 그 경험과 성과들은 다시 개별 활동가․개별
단체가 스스로 소화해야 할 몫으로 남겨지고 있다는 점임.
	⇒ 따라서, 노동미디어 운동이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도 그간 형성된 다양한
미디어 활동 경험과 자원들을 서로 상설적으로 연결해 주고 보다 종합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네트워크 또는 센터가 절실히 필요한 시점임.


3. 노동방송국의 의의

	○ 노동의 입장에서 세상보기, 주요 담론 형성의 진원지
		- 이 사회의 각종 움직임들을 노동의 입장, 진보적인 시각에서 기사화하고 유통
		- 노동 담론 공론화의 장이자, 주요 노동 이슈 온라인 행동의 진원지
		- 생산자의 건강한 노동문화를 소통․공유․보급하는 마당

	○ 노동 관련 영상컨텐츠 생산의 보급기지
		- 노동 관련 영상컨텐츠 생산 주체(영상․미디어 활동가)들간의 정보교류
네트워크 형성
		- 노동 영상컨텐츠 생산 주체들의 재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신기술 훈련과 정보
제공
		- 노동 영상컨텐츠의 배급․마케팅(?) 지원 등을 통해 질 높은 컨텐츠를
생산할 수 있는 안정적인 재정여건 마련 프로그램 개발

	○ 노동 관련 영상컨텐츠의 배급 창구
		- 공중파 방송, 위성방송 채널, 지역 케이블 방송, 그리고 노동조합을 통한
사업장 내 케이블 방송 등에 영상컨텐츠를 제공하는 창구
		- 특별한 노력 없이 자신의 컨텐츠 만으로도 인터넷 서비스가 가능할 수 있도록,
웹 관리 프로그램 지원
		- 인터넷을 통한 영상물(테이프)의 판매 지원은 물론, 원한다면 컨텐츠만 있어도
인터넷 유료 VOD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 지원

	○ ‘인터넷 방송국’을 넘어 종합 방송으로 발전 전망
		- 우리가 완전히 직접 관장할 수 있는 매체인 ‘인터넷’ 사이트는 당연히
운영하되,
		- 인터넷 매체를 통한 방송에 국한시키지 않고, 공중파, 위성, 케이블 등 다양한
매체에 접근하기 위한 시도도 계속 해 나갈 필요 있음.


4. 노동방송국에서 다룰 수 있는 컨텐츠

	○ 노동 교육 방송
		- 노동조합․단체와 협의하여 해당 노조․단체의 주요 교육을 영상
촬영, 인터넷으로 제공
		  (노조․단체별로 카테고리를 부여, 해당 노조․단체 사이트에서
자체 교육물을 볼 수도 있고, 전체 교육 컨텐츠는 방송국 사이트에서 볼 수 있게
함)
		- 노동 교육 전문 단체와 공동 프로젝트로 각종 교육과정 개설
		  (해당 단체가 원한다면 유료 서비스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 지원도 고려)
		- 정보통신․영상․미디어 활동가 교육 프로그램 개설

	○ 노동 뉴스 방송
		- 방송국의 기본 기능 중에 하나인 뉴스․속보 방송을 안정적으로 실시
		- 각종 노조․단체․현장에서 촬영․제작한 소식 영상물을
하나의 데이터베이스로 모음
		- 노조․단체의 인쇄매체(신문, 소식지, 기관지)를 위해 생산한 텍스트
뉴스, 사진 뉴스 등을 노동 뉴스 방송 데이터베이스로 통합. 또한 이들
노조․단체의 선전․편집 부서의 기자들을 노동뉴스방송의 현장기자로
선임. ‘참여기자제도’를 전면 도입.
		  (마찬가지로, 노조․단체별로 카테고리를 부여, 해당 노조․단체
사이트에서 자체 소식을 웹진 형식으로 볼 수도 있고, 전체 노동뉴스를 방송국
사이트에서 볼 수 있게 함)
		- 방송국 자체적으로는 일간 단위, 주간 단위의 정기 뉴스 프로그램을 제작,
방송
		- 주요 뉴스와 속보(매일 매시 갱신되는 실시간 뉴스)를 쉽게 각
노조․단체 홈페이지에 붙일 수 있도록 ‘티커’뉴스, 배너뉴스 등 다양한
형식으로 제공

	○ 노동 문화 방송
		- 노동가요 mp3 음악듣기, 뮤직비디오, 온라인 콘서트 등 각종 음악 프로그램
제공
		  (아울러, CD 배급 등 전문 문화단체와 컨텐츠 제공 관련 협의 가능할 것임)
		- 고정적인 음악 방송 프로그램 운영. 네티즌 누구나 음악방송(Winamp 방송)을
진행할 수 있는 커뮤니티 제공
		- 노동문예 일꾼이 진행하는 고정 문화 칼럼/탐방 등 프로그램 진행
		  ( OOO과 함께 하는 영화 산책, 민중가수 OOO의 노래이야기, ... )

	○ 노동 다큐 방송
		- 노동 전문 영상단체의 기획․다큐멘터리 영상물이나, 노동영화제 출품
영화 등 비중있는 영상 컨텐츠들을 양질의 화면(풀 영상)으로 제공
		- 컨텐츠의 안정적인 재생산을 위해 유료화도 적극 고려 가능할 것임 (이때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별 단체가 알아서 해결하는게 아니라, 방송국에서 대행
가능할 것임)
		- 이들 컨텐츠는, 교육 컨텐츠와 마찬가지로, 해당 영상단체별로 카테고리를
부여, 단체 자체 사이트에서도 자체 영상물을 볼 수 있도록 하고, 전체 영상물은
방송국 사이트에서 볼 수 있게 함

	○ 노동 시사․토론 방송
		- 노동 관련 주요 논객이나 진보적인 학자 등의 논설․시사해설․비평
프로그램을 정례화함
		- 노동 관련 주요 이슈에 대해 시의적절하게 시사토론 프로그램을 개최
		- 노동조합이나 노동단체의 주요 토론회 프로그램의 생중계 또는 녹화중계 실시
		- 주요 쟁점에 대한 토론 게시판 운영, 온라인 행동 관련 논의 등 공론화의 장
제공


5. 노동방송국 건설에 필요한 인적 자원

	○ 발굴 가능한 미디어 인적 자원
		- 노조․단체 등의 인쇄매체 기자 : 민주노총신문 중앙 및
지역․연맹․단사 통신원, 연맹 단위 선전․편집 담당자, 노동단체
기관지 담당자 등  ( 뉴스방송 부문 )
		- 각 현장 영상패, 지역별 영상패 연합체, 영상활동가, 인터넷 방송 관련자  (
뉴스 방송-영상 부문, 기획다큐 방송 부문 )
		- 전문 영상 단체  ( 기획다큐 방송 부문, 컨텐츠 제공 )
		- 교육 단체  ( 교육 방송 부문, 컨텐츠 공동 기획 )
		- 노동 관련 문화단체, 문학인, 가수, 만화가, 사진작가 등 다양한 분야의
문예일꾼  ( 노동문화 방송 부문 )
		- 노동문제 관련 주요 논객(논설,시사평론가?), 학자 등 전문 역량  ( 시사토론
방송 부문 )
		- 정보통신 분야 전문 단체․활동가  ( 웹 사이트 운영, 서버 등 인프라
운영 )

	○ 향후 구성해야 할 노동방송국의 인적 자원
		- 초창기 설립 시기에는 가능한 한 외부 인적 자원이나 자원활동가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것이 필요할 것임. 또한 ‘참여기자제도’를 통해 풀뿌리 네티즌이
광범한 참여를 유도함.
		- 그렇다 할 지라도, 조직체의 안정성과 책임성, 방송 내용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상근 인력은 꼭 충원할 필요가 있음. 특히 이 상근 인력에
대해서는 기본 활동비를 확실하게 보장하는 것이 중요함.
		- 따라서 재정문제까지 고려할 때, 노동방송국 자체 상근 인력은 초창기에는 8명
정도(취재기자 3명, 편집기자 1명, PD․작자 2명, 시스템․웹운영 1명,
기획․총괄 1명)가 적정선일 듯하며, 최소한 5명 이상(취재기자 2명,
편집기자 1명, PD․작자 1명, 기획․총괄 1명)은 필요할 것임.


6. 노동방송국 건설에 필요한 재정

	○ 지출 추정액 : 1억 2천만원 정도
		- 컴퓨터․영상 등 기자재 : 4,000만원 정도
		   ... 데크 1, 편집용 PC 2, 노트북 1, 일반PC 4, 캠코더 2, 디지털 캠 1, 
		     분배기 1, 서버 1, 음성장비 등
		- 사무실, 차량 등 마련 : 3,000만원 정도
		- 초기(6개월 정도) 소요경비 중 적자 예상분 : 3,000만원 정도
		- 노동 관련 컨텐츠 유치 비용 : 2,000만원 정도

	○ 수입 추정액 : 1억 2천만원 정도
		- 노동미디어 스트리밍 서버 출자금 모금 : 2,000만원 정도
		   ... 산별 노조 연맹은 100～200만원씩, 단위노조와 단체는 50만원씩 출자
		- 노동조합․단체별 방송국 기금 모금 : 5,000만원 정도
		   ... 노조․단체당 10만원 × 500개
		- 발기인 모집 : 2,000만원 정도
		   ... 1인당 10만원 × 200명
		- 개인 후원회원 모집 : 3,000만원 정도
		   ... 1인당 3만원 × 1,000명


7. 노동방송국 건설 추진일정(가안)

	- 1 월	: 노동미디어 행사를 통해 ‘노동방송국’에 대한 공론화 시작
	- 2 월	: 노동방송국 관련단체 간담회 등 정례 테이블 구성
	- 2～4 월	: 주요 관련 단체․단위들과의 순회 간담회 실시를 통해 논의
확산
	- 5 월	: 방송국 설립 준비모임 발족을 위한 공개 토론회 개최
	- 6 월	: 방송국 설립 준비 단위 구성
	- 7～9월	: 방송국 설립에 필요한 인적․물적 자원 총결집, 시험방송 준비
	- 10월	: 방송국 설립 및 시험방송 시작
	- 11월	: 노동방송국 정규 방송 시작


8. 맺으면서

	○ 2002년에 가장 히트한 슬로건 : “꿈★은 이루어진다”
		상상 못할 급격한 변화의 풍랑에 던져져 있는 우리, 문제는
기술․능력․자원이 아니라 ‘마인드 부재’이고 ‘상상력의
빈곤’이더라..
	○ ‘노동방송국’을 먼 미래의 일로 돌리는 어리석음은 일종의 직무유기가
아닐런지...
		지금 당장 해야 하고, 지금 당장 가능하다!
		지금 당장 우리는 ‘노동운동의 미디어 역량에 대한 총소집령’을 발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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