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조합과 미디어 : 경험과 제언

진일주 (현대중공업 노동조합)


1. 들어가는 말

누구나 컴퓨터를 조금 알게 되면 한번쯤은 생각한 것이, 조합원교육으로 조직화,
자료 데이터 베이스로 조합업무 극대화, 통신으로 정보교류 활발, 노조 업무 축소
등의 장점을 생각해 보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은 노조간부나 조직내부 전체가
컴퓨터를 아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런 말을 하면 '너 잘났다고' 비꼬기 때문에
단위노조나 조직 내에서 간부들에게 접근하는 방안이 더욱 큰 골치 덩어리이다.
단위노조나 조직 내에서 컴퓨터 사는 문제, 네트워크 설치문제, 데이터 베이스
구축문제, 조합원 교육문제 등이 모두 조합비가 들어가야 하기 때문에
예산반영에서부터 내부에서 의견충돌이 있다.
누구나 해야 된다고 공감은 하는데 언제나 발등에 불끄기 바쁜 노동조합이나
조직차원에서 예산배분을 하면 정보통신 분야는 마지막에 정리되며 짤리지 않으면
겨우 턱걸이(예산 삭감)로 실제 활동하기에는 산 넘어 산이다.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앞서 가는 사람들이며 첫단추를 끼우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된다.
서울 국제 노동미디어 97이라는 행사를 준비해오신 많은 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오늘 행사를 계기로 정보통신운동의 역할과 정보통신운동의 질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2. 진행과정

- 96년 말 노조간부 몇 명이 모여서 서로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인원을 모아
(5-6명) 사업방향을 설정하였으나 노개투 파업으로 진행이 잘 안됨
- 97년 예산에 조합원 컴퓨터 교육비 반영
조합 내에 찬성 : 반대 여론이 많이 있었으나 100만원의 예산이 책정됨
- 60명의 조합원을 모아서(광고 접수 후 2시간만에 접수 끝)  5월말- 6월말까지
1차 조합원 교육을 실시함(회사 교육장 시설을 빌려 사용)
- 6월 컴퓨터 교육비 예산을 예비비 사용 신청을 하여 300만원이 책정됨
- CUG 운영 : 조합원 교육을 하면서 통신교육의 활용을 위해 현중노조 CUG를
개설하였다. 조합원에게 통신가입신청을 하게 하고 교육과정에서 CUG를 직접 보여
주고 사용하도록 교육을 시킴-->100여명 교육을 하면 10% 정도만 사용하는 한계가
나타남으로서 조직관리 차원의 대안이 필요한 상태
- 6월말 사무실 임대(34평-- 활동가들의 사비를 털어 임대비용, 컴퓨터 구입
팬티엄급 15대)
34평 중 교육장 10평, 작업방 4평, 열린 공간 17평, 기타 3평 정도
- 8월 중순부터 조합원 교육 시작( 18:20-- 19:20-- 1팀, 19:30-- 20:30-- 1팀) 
매일 2개 팀  교육을 하며, 연말까지 교육 일정이 잡혀 있음
(교육내용: 컴퓨터 구조, 윈도우 95 운영, 한글 3.0b, 통신교육을 10회로 나누어
실시)
- 교육 이수자 관리 차원에서 한번 교육을 마치면 집으로 편지를 보내 토요일
13:00--16:00까지 신청자에 한해 통신 및 기타 교육을 계속 하고 있음
- 조합 내 컴퓨터 문서자료 정리를 하고 있음(집행부 임기만료 전까지 마무리
사업)
- 현재는 안정이 되지 않아 조합원 교육에만 집중하고 있고, 차기 집행부 선출과
맞물려 이후 사업에 대한 힘있는 추진이 안되고 있음


3. 이후방향

- 내년 노동조합 사업에 교육비 반영
- 전용회선 업그레이드(현재 56K--> 128K )와 인터넷 교육
- 지역사업(지역 노조간부 대상 교육, 어려운 학생 대상교육)
- 조합원 부인 교육
- 서버 구축


4. 노동운동의 정보통신 방향

민주노총에서 만들려고 하는 서버 구축은 누가 사용하기 위해 만드는 것인가?
정보통신은 누가 하는 것인가?
전자주민 카드처럼 몇몇이 만들어 정보독점, 정보통제의 수단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에 다음과 같은 방향을 제시합니다.
현재의 민주노총의 추진방향을 살펴보면 지지기반이 조직원에 대한 배려나 협장을
조직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한 것 같고 몇몇이 서버 구축만을 하려는 느낌이 든다.
우리가 만들어야할 정보통신을 위한 서버 구축은 현장의 조직화와
중앙(민주노총)이 결합된 방식으로 가야 한다. 노동운동은 대중사업인데 대중은 잘
모르고, 중요성에대한 인식을 하지 못한다 해서 배제한다면 과연 정보통신 사업이
성공 할 것인지 의문이며 설사 서버를 구축했다 해도 사용할 수 있는 조합원이
얼마 없으면 무용지물이나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애물단지가 되는 것이다.
조직의 조합원 모두가 민주노총, 상부단체에 대한 신뢰가 있어야 사업의 밑받침과
성공을 할 수 있다. 산별 노조와 정치세력화란 두 개의 바퀴가 한쪽만 잘
굴러가서는 안되며 두 개의바퀴가 동시에 잘 굴러가야 한다고 누구나 이야기하고
있다. 정보통신 또한 더디 가더라도 같이 가야 한다. 
민주노총, 그리고 정보통신운동 단체가 해야할 일은 
첫째: 독자 서버 구축을 힘있게 추진하여 빠른 시간 내에 중심을 잡는 노력과
함께
둘째: 독자 서버만 만들어 놓는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이 아니며 조직원이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하고 조직원 전체가 쓸 수 있는 밑받침이 되기 위해
다음과 같은 일이 맞물려서 해결되어야 한다.

① 민주노총에 대한 제안

* 작은 사업장에 대한 배려 및 업무 통일(500인 이하 사업장): 회계 프로그램,
조직관리 프로그램 개발-->교육--> 중소사업장은 1-3명 상근으로 회계처리 하는데
시간, 인력을 많이 투입하고 있다.
* 중간사업장에 대한 배려 및 업무 통일(500-- 3000명 규모의 사업장) : 회계처리,
조직관리(조합원) 하는데 시간, 인력을 많이 투입하고 있다.
* 대공장 사업장의 업무통일(3000명 이상 사업장): 회계, 조직관리를 위해
단위노조 담당자를 모아서 프로그램 개발을 위한 모임과, 조직화를 해야
한다.(프로그램 개발비는 분담금으로 처리) 
이런 일을 민주노총이 해줌으로서 실질적인 도움을 단위노조에 주어야 단위
노조간부들이    정보통신분야에 많은 관심을 가질 것이며,  이런 신뢰를 바탕으로
한 단계 위의 일을 하는 게 바람직하고, 통일된 프로그램 사용은 중앙단위의
사업에도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 회계, 조직관리 프로그램이 민주노총 차원에서 어렵다면 연맹급 이상을 모아서
공동으로 개발을 해야 한다.
--> 중앙, 연맹, 단위노조의 문서정리는 일정한 양식 개발 또는 지침 사항으로
통일 시켜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것은 민주노총 산하 모든 자료의 데이터
베이스화 시킬 수 있는 기초가 될 수 있다.  
--> 연맹급, 지역본부의 전산담당자를 정기적으로 모아서 하부단위의 의견을
모으는 노력과 정보통신의 연동(연대)방안을 모아서 하나로 통일 시켜 나가야
한다.

② 연맹 단위 또는 지역본부 차원에 대한 제안

민주노총이 50만이 넘는 조합원을 일일이 교육하기에는 어렵다.
* 지역별 별도의 교육공간(여건이 되는 곳은 지역의 운동단체 사무실 활용) 마련 &
지역에서 활용할 공간을 찾아야 한다.(세진 컴퓨터 교육장 임대, 지역 컴퓨터 학원
임대)
* 지역의 노조간부(단위노조 대의원급 이상)부터 토요일, 일요일을 이용하여
교육을 하여야 한다. (노조 간부들이 먼저 알고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 CUG 운영을 조직통신의 개념으로만 생각하는 관점을 바꾸어야 한다. 알아야할
현장활동가는 가입신청을 해도 가입시켜 주지 않고, 몰라야할 사람들이 아는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외비 이외의 모든 자료를 공개하고, 비밀이 필요한 것은
CUG메뉴 중에 방1개 정도로만     축소해야 한다.

③ 단위노조(큰 사업장)에 대한 제안

1안) 노동조합 차원의 전폭 지지와 협조로 교육장을 만들 필요 있음.(힘있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음)
단위노조차원의 조합원교육, 지역의 작은 노조간부들의 교육, 지역의 어려운
학생들(중, 고등학교 학생)에 대한 배려도 할 수 있기 때문에 지역에서 노동조합의
위상을 높일 수 있음
2안) 현장조직 주체 + 노동조합 보조방안: 정보통신의 관심 있는 동지들 몇몇을
모아서 교육장을 만들고 노동조합에서 교육비 지원을 받는 방안
3안) 현장조직의 독자운영: 노동조합에서 지원이 어려울 경우
첫째는 의결기구를 통한  1> 예산 편성시(정기대의원대회) 조합원 교육비 반영
요구. 2> 정기예산 편성이 끝난 경우 예비비 사용 요구를 교육비 책정이
필요하다-- 공식 노동조합 사업이 됨 
둘째 : 현장의 뜻있는 동지들을 모아서 사업을 하기 위한 최소의 공간부터 필요한
것이다.

④ 기타 : 지역의 공동사업 : 지역의 몇 개 사업장을 모아서 공동사업을
추진하는 방안도 있을 수 있다. (지역본부의 일로 추진할 수도 있음) 우리는
풀뿌리 민주주의(지방자치)를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어느 분야든 이런 방식이
필요하다. 현장에서는 나름대로 자기의 역할을 찾아야 하고 중앙에서는 중앙의
역할을 찾아 가야한다. 중요한 것은 현장이 자기역할을 찾아가는데 중앙에서 하지
못하면 끊임없는 요구를 해야 하며, 중앙이 자기역할을 찾아가는데 현장이 역할을
하지 못하면 중앙에서 지원과 협조가 필요하다. 이것이 운동의 원칙 아닌가?
우리부터 지켜야 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