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에서도 시위를 한다

-온라인 행동

이용근(노동네트워크 사무국장)


1. 들어가면서

인터넷 이용자가 전체 사회구성원의 절반을 넘어서는 2000년, 우리나라 정보통신
및 그 기반기술 영역을 관장하는 정부의 두 부처인 정보통신부와 과학기술부의
홈페이지가 모두 사이버 시위로 인해 운영 중단되는 특이한 일을 겪기도 했다.

지난 8월,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들은 정보통신부가
입법 추진중인 이른바 '통신질서확립법'에 반대하여, 20일과 28일 두 차례 사이버
시위를 벌였다. 즉, 수많은 네티즌들이 정통부 홈페이지에 몰려가, 정통부
게시판에 법안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현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정통부 홈페이지는
과도한 접속부하로 결국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를 겪었다. 

이에 정통부는 경찰청 사이버테러수사대에 신고를 하였고, 진보네트워크센터는
최초의 하드디스크 압수수색(사실은 로그 기록부분만 열람)이라는 수난을 겪었다.
그러나 이용자의 IP 로그 기록을 남기지 않는 진보네트워크의 서버 상태만
확인하고 경찰청은 아무런 전리품(?)도 건지지 못한채 철수할 수밖에 없었으며,
결국 정통부의 '시스템 자체의 결함'이라고 결론지었다. 

어쨌든, 이 사건을 계기로 통신질서확립법은 대중적으로 이슈화되기도 했으나,
한번 골탕을 먹은 정통부는 올해 정기국회에 함께 입법화하고자 하는
'정보통신기반보호법'을 통해 '사이버 시위' 자체를 규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또한, 일부 언론에서는 정당한 의사 표현을 한 네티즌들을
'훌리건'(중앙일보)이니, '어글리코리안'(대한매일)이니 하면서 매도하였다. 
사이버는 이미 우리의 일상 공간이 되었는데, 이 공간에서 '시위'라는 집단적인
의사표현을 하는 것이 무엇이 잘못되었다는 말인가? 


2. 사이버 시위 사례

사실 사이버 시위가 시작된 것은 최근의 일이 아니다. 다만, 인터넷이 일상화되고
있는 그만큼, 사이버에서의 시위 또한 증가하고 있을 따름이다. 아마도 주목할만한
최초의 사이버 시위는 지난 95년에 있었던, 미국의 '통신품위법'(CDA;
'통신질서확립법'은 한국판 통신품위법이다)에 반대하는 전세계 네티즌들의
'블루리본' 캠페인일 것이다. 한국에서는 96∼97년 '안기부법, 노동악법'에
반대하는 온라인 행동에서 '블랙리본 캠페인', [파업지지] 말머리 달기 등 다양한
시위 방법이 선을 보였다. 
최근에 이루어졌던 사이버 시위만 꼽아보더라도 상당하다. 

○ 통신질서확립법 반대 온라인 시위 : 8.20, 8.26, 8.28

사이버 시위의 위력을 가장 잘 보여준 사례는 서두에서도 언급했듯이, 8월 26일
정보통신부 홈페이지(www.mic.go.kr)를 10시간 동안 접속불능 상태에 빠뜨렸던
'통신질서확립법' 반대 온라인 시위이다. 당시 정통부가 입법 추진 중인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안'(일명 통신질서확립법)은
'쌍방향성'이라는 매체의 특성 때문에 민주적인 의사표현수단으로 주목받던 인터넷
공간을 본격적으로 통제하려는 신호탄으로 보기에 충분했다.

이에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여러 시민사회단체와 네티즌들은 정통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검열반대]' 말머리를 단 항의글을 집중적으로 올리고,
'새로고침'(Reload) 단추를 계속 누르는 가상연좌시위(Virtual Sit-In) 등의
운동을 전개했고, 그 와중에 정통부 홈페이지는 운영이 마비될 정도로
무력화되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정통부에 의해 소리 없이 추진되던 통신질서확립법은 비로소 여론의
주목을 받는 중요한 쟁점으로 부각되었고, 정통부는 결국 애초 추진하려던
통신질서확립법의 몇몇 독소조항에서 후퇴하여 수정안을 발표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나 그 뒤에도 전기통신사업법과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청소년보호법 등에
분산시켜 핵심 독소조항 입법화를 계속 추진하고 있다. 
이에 맞선 사이버 시위 또한 다양한 방법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계속되고
있다. 매주 화요일 밤 10시부터 1시간씩 온라인 시위를 집중해 보기도 하는가
하면, 때에 따라 내용이 변하는 공지배너를 개발하여 온라인 대중동원력을 계속
유지하고자 했다. 또한 배너 달기 동참자와 가두서명에 참가한 시민들의 E-mail
주소로 메일링리스트(freeonline@list.jinbo.net)를 만들고, 메일을 통해 관련
소식을 계속 보내줌으로써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내려는 노력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국회를 통해 통신질서확립법이 입법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소식 국회의원 홈페이지에서 10월 23일부터 11월 9일까지
매일 시위를 벌여 몇몇 국회의원들로부터 법안 저지 약속 등의 답변을 끌어냈으며,
한나라당 소속 상임위 국회의원들은 연명으로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특히 통신질서확립법이 청소년보호법으로 옮겨진데 항의하며 11월 16일에는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인 박주천 의원 홈페이지의 '사랑방'
게시판(www.jcpark.com/bbs/bbs.cgi?db=1)에서 최초의 온라인 집회를 갖기도 했다.
이 집회는 미리 정해진 시간에 사회자의 진행에 따라 게시판에 주장글을 올리고,
여기에 대해 지지나 반박글을 올리며, 중간 중간에 함께 구호도 외치는 식이다.
이러한 온라인 집회는 물론 경찰서에 집회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보다 자세한
내용은 http://freeonline.or.kr 참조)

○ 매향리 온라인 시위 : 9.21

'매향리 미군국제폭격장 폐쇄를 위한 범국민 대책위원회'와 진보네트워크센터 등
각 사회단체 국제연대 담당자 세미나팀은 일본, 필리핀, 푸에르토리코 등의
미군기지 반대단체와 연계해 9월 21일 오후 7시부터 9시까지 온라인 시위를
벌였다.

이때 사용된 사이버 시위 방법은 크게 두 가지이다. 우선,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국방부, 주한 미국 대사관 홈페이지 등에 접속해 브라우저의 '새로고침'(Reload)
단추를 계속 누르는 온라인 연좌시위를 벌였다. 또한,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미
대사관 등에 집단적으로 항의 E-mail을 보내는 것이다. 특히 항의 E-mail
보내기에는 미리 준비된 메일 제목과 내용, 그리고 메일 보낼 곳을 선택할 수
있도록 폼메일

(maehyang.jinbo.net/mail/mail.phtml)을 만들어 제공함으로써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이용자들도 쉽게 사이버 시위에 참가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 전교조 온라인 시위 : 10.15

10월 14일 발생한 '서울 중부경찰서 교사 알몸 수사'에 항의하여 전교조는 15일
경찰청(www.npa.go.kr)과 중부서(cb.smpa.go.kr) 홈페이지에 집중적으로 올린
250여 건의 항의글을 경찰이 삭제하자 16일 '또 삭제해봐!'라는 말머리를 단
항의글들을 다시 올리는 온라인시위를 전개했다. 그러나 경찰이 이마저 삭제하자
'여론통제'라며 강력 반발한 전교조는 다시 '인권유린 규탄'이란 글을 게시글
앞머리에 붙이는 '말머리 달기 운동'을 전개하며 경찰측의 공식 사과와 게시물
원상 복구 등을 요구하기도 했다.

○ 과학기술노조 사이버 파업 : 10.16

전국과학기술노조에 소속된 과학기술부 산하 3개 지부 임단협 공동투쟁본부에서는
10월 16일 인터넷에서 '사이버 파업(net-strike)'을 감행하였다. 이날 사이버
파업은 정부의 과학기술부 홈페이지(www.most.go.kr) '참여마당'의 '묻고 답하기'
게시판에 노동조합의 요구와 과학기술부의 정책에 대한 항의의 글을 집중적으로
조합원 실명으로 올리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이날 오전 9시부터 12시까지 시한부로 진행된 사이버 파업은 과기노조 조합원들의
적극적 참여로 약 300여건의 글이 한꺼번에 과기부 홈페이지를 장식하여
조합원들의 투쟁의지를 과기부에 직접 전달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과기부
홈페이지는 한때 갑작스런 접속량을 견디지 못해 운영이 중단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 사이버 파업이 성공적으로 전개되자, 공투본은 10월 19일에도 기획예산처를
상대로 2차 시한부 사이버 파업을 진행했다.

○ 그 외 사례
   - 아셈반대 온라인 시위(10.20)와 사이버 참여연대의 온라인 시위(11.9)
등

아셈을 통해 신자유주의의 세계화를 더욱 강화하려는 정부에 맞서 10월 20일
새사회연대, 국제노동정보센터 등으로 구성된 '아셈반대 민중전선'은 '전국민이
함께 하는 아셈반대 온라인 시위'를 주도하였다. 여기에서도 사이버 연좌시위,
항의메일 보내기, [말머리] 달기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기도 했다. 

또한, 참여연대 경제민주화위원회는 11월 9일 오후 1시부터 청와대 게시판에
'집단소송제와 집중투표제 의무화'를 위한 온라인 시위를 벌였다. 이날 시위에서도
수백건의 게시물이 쏟아졌으며, 저녁 늦은 시간까지 게시물이 이어졌다. 이번
시위는 사이버 서명운동과 병행된 사이버 캠페인의 일환으로 11월 2일부터
재정경제부 홈페이지의 게시판에서 벌어졌던 '경제개혁 게시판 물결 캠페인'에
이어 청와대에 경제개혁에 대한 국민들의 열망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다고 자체
평가하고 있다. 

한편, 부실기업 퇴출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건설산업연맹에서도 11월
중순부터 항의메일 보내기 등 본격적인 사이버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www.kfcitu.org/onload.htm 참조)


3. 사이버 시위 방법

이상의 사례를 종합하여 사이버 시위때 사용하는 구체적인 행동방법들을 다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 항의글 쓰기(말머리 달기)

  * 방법 : 항의의 대상이 되는 기관이 운영하는 홈페이지의 게시판에 들어가서
항의할 내용이나 요구 내용을 집단적으로 올려 다중의 의사를 게시물을 통해
표현하는 시위 방법이다.

  * 주안점 : 게시물을 집단적으로 올릴 때 제목에 요구 내용을 집약한 [말머리]
달기를 병행할 경우 효과가 더욱 높다. 또한 이 시위에 참여할 주체들에게 미리
일시와 장소를 지정해 알려줌으로써 다중의 위력을 집중하는 것이 좋다. 

	한편, 말머리를 정할 때 [파업지지] 등과 같은 말머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게시판에 [파업지지]라는 말머리를 조직적으로 올리다 보면 조직화되어
있지 않은 파업반대의 여론 역시 반대급부로 [파업반대]라는 말머리와 함께
조직화되어 [고용안정]이나 [노동시간단축] 등과 같은 노동자의 핵심 요구가 묻힐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 사례 : 통신질서확립법에 반대하여 정보통신부 홈페이지에서 벌인 [검열반대]
시위를 포함해 대부분의 사이버 시위에서 이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 항의메일 보내기

  * 방법 : 항의의 대상이 되는 기관이나 사람의 대표 E-mail 주소로 항의할
내용이나 요구 내용을 집단적으로 보내 그 의사를 전달하고, 해당 대상의 E-mail
관리에 일정한 지장을 꾀하는 시위 방법이다.

  * 주안점 : 아직 일반 이용자들 중에서 POP 메일(아웃룩 등 별도의 메일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보내는 메일)을 사용하지 못하기에, 특별히 폼메일을 만들어
제공함으로써 간단한 마우스 클릭으로 메일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는게 좋다.
이때 메일로 보낼 내용을 미리 예시해 주면 더욱 많은 이용자들이 이 시위
참가자에 참여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항의메일 보내기 역시 항의글 쓰기와
마찬가지로 미리 일시와 장소를 지정해 시위 효과를 집중하는 것이 좋다. 

  * 사례 : 매향리 온라인 시위에서 예시문안이 포함된 폼메일 기능을 제공하여
시위의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미국시민자유권연합인 ACLU는 온라인 행동을 위한
네티즌 조직을 운영하여 메일 보내기를 보다 조직적으로 전개하고 있다.
(www.aclu.org/action/ 참조)

○ 가상연좌시위(서비스거부공격)

  * 방법 : '서비스 거부 공격'이라고도 표현되는 가상연좌시위의 방법은 그
이름에 비해 아주 간단하다. 시위의 날짜와 장소가 정해지면 그 사이트에 접속하여
브라우저의 '새로고침'(Reload) 단추를 계속 눌러대면 된다. 그래서 일정수 이상의
이용자들이 동시에 서버에 과부하를 주면 사이트에 대한 접근이 불가능해지거나
느려지게 되는 것이다. 마치 관공서 앞을 점거하여 연좌시위를 하듯이, 사이버
공간에서 가상의 '자리'를 차지하고 시위를 벌여 해당 사이트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도록 하는 것이다.

  * 주안점 : 이 시위야말로 제대로 성공하려면 많은 이용자들의 참여를 조직하는
것이 관건이 된다. 물론 간단한 스크립트 프로그램을 통해 컴퓨터가 자동으로
'새로고침'(Reload) 기능을 반복 실행하도록 할 수도 있다. 그러나 '테러'라는
방법이 결코 사회진보와 발전의 올바른 방법이 될 수 없듯이, 시위를 통해
관철시키고자 하는 요구를 중심으로 다수 대중의 이해와 참여를 조직하고 이를
변화의 동력으로 삼는게 정도(正道)이지 이를 특정한 기술로 해결하려 해서는 안될
것이다. 

  * 사례 : 외국 사회단체들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반대 시위 등에서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다. 우리나라에서도 통신질서확립법 반대 온라인 시위때
사용하였다. 

  * 법률적 문제 : 이 시위의 방법은 특정 사이트의 운영에 실질적인 지장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비록 아직 입건된 사례는 없으나 '업무방해' 등 법적인 해석을
둘러싸고 논쟁의 여지가 남아있다. 실제로 통신질서확립법 반대 온라인연좌시위와
관련해서 경찰측과 적법성 문제를 놓고 논란을 벌이기도 했다. 따라서
노동운동진영이 보다 앞선 행동경험을 축적하여 온라인 상의 권리를 확장해 놓을
필요도 있겠다.

○ 배너 및 로고 달기

  * 방법 : 특정한 목적을 갖는 이슈 사이트를 만들고, 많은 이용자들이 이
사이트에 들어올 수 있도록 '홈페이지 배너'를 만들어 보급하는 방법이다. 또한
블루리본·블랙리본 등과 같이 특정한 이슈를 상징화한 도안을 만들거나,
불매운동의 경우 불매제품·상표·회사로고 등이 포함된 이미지를 만들어
보급하기도 한다.

  * 주안점 : 과거 동강살리기 홈페이지나 통신질서확립법에서처럼 일반 네티즌을
상대로 배너를 공모함으로써 관심과 참여를 높일 수도 있다. 또한 배너달기에
동참한 사이트들의 목록을 만들어 홈페이지에서 보여줌으로써 전시 효과를 높여도
좋겠다.

  * 사례 : 통신검열반대 사이트의 '배너달기'
페이지(freeonline.or.kr/banner.html)

○ 안티/패러디 사이트 운영

  * 방법 : 항의의 대상이 되는 기관이나 회사 등을 반대하는 사이트를 만들어
운영함으로써 보다 종합적으로 그 문제점을 여론화하는 방법으로, 이때 항의의
대상이 되는 기관이나 회사가 운영하는 사이트를 패러디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인터넷의 복제성·신속성을 이용하여 최근 활발해지고 있는 온라인 행동의 한
유형이다. 

  * 주안점 : 어느 사이트나 마찬가지지만, 특히 안티/패러디 사이트의 경우 그
대상에 대한 실질적인 압박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주요 검색사이트에 적극 등록해
놓는게 좋다. 이때 가능하면 대상 기관이나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가 분류되어 있는
디렉토리와 동일한 곳에 등록되도록 노력해 보는게 좋다. 마찬가지로, 홈페이지의
index.html 파일의 메타 테그에 검색어를 넣어줘서 대상 기관이나 회사를 검색할
때 함께 검색될 수 있으면 더욱 효과적이다. 
	한편, 도메인 네임 자체를 통해 네티즌들의 접근을 쉽게 하는 것도 좋다.
[검색용 메타테그 예제] (생략)

  * 사례 : 안티포스코 사이트(antiposco.nodong.net) - 포항제철
사이트(www.posco.co.kr) 패러디.
	안티후지 운동본부 사이트(www.antifuji.org).

  * 법률적 문제 : 이 시위의 방법은 직접 타격대상이 분명하고, 그 영향도 적지
않은 만큼 반발도 직접적이고 거셀 수 있다. 홈페이지 패러디에 대해 회사
홈페이지 도안사용금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한 안티포스코 사이트나, 선거법
위반으로 논란이 된 부시 패러디 사이트(www.gwbush.com) 등이 그 예이다.

○ 그외 캠페인 방법

  * 설문조사 : 특정 이슈에 대한 '설문조사' CGI를 활용하여 네티즌들의 관심을
환기하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

  * 스크린세이버 보급 : '동강을 살립시다' 사이트(www.dongriver.com)에서
사용한 방법으로, 주장하고자 하는 이미지를 담은 화면보호 프로그램을 만들어
보급하는 것이다.

[사이버 시위 제안 예제] (생략)


4. 사이버 시위의 권리를 확장하자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최근 인터넷 이용 인구의 증가와 인터넷 접속점의 확대로
인터넷 미디어가 의견개진 및 행동의 장으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특히 사이버
시위의 경우 시간과 공간의 장벽을 뛰어넘어 전국의 네티즌들, 나아가 전세계의
네티즌들이 쉽게 하나되어 공동행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프라인의 집회·시위와
또다른 효과가 있다. 물론 노동조합이 벌이는 사이버 투쟁에는 다른 사업장
노동자들이나 심지어 가족들까지도 투쟁에 함께하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지난번 정보통신부 홈페이지 접속불능 사건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온라인
시위와 행동이 '해킹'과 동일시되며 거부반응을 낳기도 한다. 특히 정권
담당자들은 이러한 한켠의 심리와, 성적인 표현물에 대한 청소년의 접근 제한 등을
내세워, 사실상 '사이버 시위' 자체를 봉쇄하려고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다.

최근 정부는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제정안의 제15조 3항에서 일체의 온라인 시위를
금지하는 한편 시도(미수) 행위만으도 무거운 처벌을 받도록 하는 입법화를
강행하고 있다. 문제의 문제의 정보통신기반보호법 제정안 중 관련 조항을 보자. 

제15조(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침해행위 등 금지) 누구든지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3.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에 대하여 일시에 대량의 신호를 보내거나 부정한
명령을 처리하도록 하는 등의 방법으로 정보처리에 오류를 발생하게 하여 시스템의
운영을 방해하는 행위

제33조(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 침해행위) ① 제15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불법 또는
부당한 방법으로 주요정보통신기반시설을 교란, 마비 또는 파괴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② 제1항의 미수범은 처벌한다.

이러한 정부의 입법예고에 대해 대한변호사협회는 △규율하고자 하는 행위유형이
불분명하여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반할 우려가 있고 △그 행위에 있어서도
목적범으로 한정하지 않고 포괄적이며 △미수범까지 처벌하는 것은 너무
과도하다는 이유를 들어 수정을 요구하는 의견서를 내기도 했다.

최근 들어 정보기술의 발전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고, 그 사회적인 영향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인터넷이라는 매체는 사회 구성원들간의 의사소통과
여론의 주된 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따라서 헌법에서 엄연하게 보장하고 있는
집회·시위·결사의 자유가 사이버 공간에서도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 

노동운동진영에서도 인터넷을 적극 활용하려는 노력만큼이나 인터넷이라는
공간에서 민주주의가 관철되고 사이버 권리가 확장되도록 하는 노력과 함께, 이를
통제하려는 정권에 맞선 싸움에 적극 나서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