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방송국의 현황과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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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자영 (참세상방송국 대표)


1. 참세상방송국이 걸어 온 길
 
어느덧, 정말 어느덧 1년이다. 온갖 시행착오와 실험으로 점철된 지난 1년을
돌아보는 일은 그래서 나름의 감개무량함이 있다.

1999년 9월 21일 <내가 찾는 노래>라는 음악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이른바
'개국'이란 걸 했지만, 실은 인터넷 방송에 대한 고민과 모색은 이보다 훨씬 먼저
존재해왔다. 워낙에 '공중파'에 대한 독점이 절대적인 나라에서 살다보니 인터넷
방송에 대한 고민은 사실 '인터넷'이라는 특성보다는 '방송'에 대한 강박관념이
보다 강했던 측면이 있었다. 특히 집회 생중계!! 
지난 98년 9월 서울국제민중회의가 열리던 시점, 진보네트워크센터에서는
인터넷으로 '방송'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테스트하기 위한 첫 시도가 있었다.
행사 마지막 날 있었던 집회를 그야말로 생중계 하면서 안에서는 서울국제민중회의
결산 좌담을 동시에 벌이는 그야말로 버라이어티한 프로그램이었다.(허나 이
방송을 들은 사람은 아마도...열 손가락 안에 꼽힐 것이다.) 

좀 더 본격적인 인터넷 방송에 대한 모색은 그러나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러던 와중 지난해 봄쯤 98년 생중계를 함께 했던 한 개인의 다소 무모한
제안으로 다시금 인터넷 방송을 위한 논의 테이블이 마련되었고, 일단 진보넷의
(인적, 물적) 지원 속에서 구체적인 준비가 시작되었다.

'무모함'의 한 측면은, 일단 진보적인 목소리를 담아내는 매체의 필요성에 대한
절박함으로 인한 "일단 무조건 시작하자"였다. 지금껏 민중가요만을 들려주는
음악프로그램을 경험하지 못한 바, 파업투쟁때마다 어김없이 테레비로부터
뒤통수를 얻어맞아온 바, 우리의 목소리를 직접 들려주고 우리의 모습을 직접
보여줄 수 있다는 (일단은 기술적인) 그 가능성을 더 이상 미룰 수는 없는
일이었던 것이다. 

허나 가능성을 현실로 구현해내는 과정은 그야말로 '맨 땅에 헤딩하기' 그
자체였다. 당시만 해도 인터넷 방송을 위한 매뉴얼이 전혀 존재하지 않았던
상황이었고, 생전 처음 보는 프로그램들을 붙잡고 앉아 씨름하면서 하나 둘씩
새로이 스스로 터득할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카세트테이프 하나에 멘트와
노래를 하나씩 순서대로 담으면서(중간에 틀리면 처음부터 다시!) 최종적으로
마스터테이프를 만든 다음에야 인코딩하기도 했고, 주변에 비디오 카메라와
관계있는 사람이 한 명도 없던 시절 동영상은 감히 꿈도 못꾼 채 스틸 카메라로
찍어 온 몇 장의 사진들을 연구 끝에 슬라이드로 구성해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작년 말까지 고정적인 프로그램이라고는 달랑 음악채널 3개, 그밖에 노동자대회
등의 집회와 공연실황 녹음 등을 올리며 단 2명이 그렇게 운영해오던
참세상방송국은 올해 초 신규 인력 공채를 통해 새로운 일꾼들을 맞이하였고 이
때부터 본격적인 동영상에 관한 '실험'이 진행되었다. <금주의 현장>이라는
프로그램 하에 매 주 벌어지는 집회 현장을 담아 올렸고, <모모씨의
세상보기>에서는 좀 더 심층적인 기획물이 제작돼 올려졌다. 3월부터는
뉴스채널들이 본격 가동되었는데, <노동뉴스>, <여성뉴스>, <인권뉴스>,
<국제뉴스> 그리고 영어로 한국의 민중운동 소식을 전하는  등 각
부문운동 단위들이 직접 뉴스를 맡아 주간으로 제작, 진행하게 되었다. 그밖에
백기완 선생님의 이야기를 오디오로 전하는 <백기완 선생의 세상차림>이 6월부터
시작되었고, 일종의 채널 호스팅으로써 노동자뉴스제작단이 매달 영상물을 제작해
올리고 있다. 그밖에 지난 총선 시기에는 <4.13 총선특보>라는 제목 하에 총선 한
달 전부터 주 2회씩 진보진영의 총선투쟁 소식을 담은 뉴스물을 제작하였고
메이데이 집회 현장, 각종 특별 토론회 등 시기적으로 부각되는 사안들에 대해
속보나 중계, 기획물의 형식으로 나름대로 열심히 대응하였다. 그리고 퍼블릭
액세스에 관한 소박한 시도가 있었다. 


2．프로그램 현황

1) 뉴스채널
- 노동 / 여성 / 국제(잠정중단) / 환경 / Yun-Dai News / 내눈길 닿는곳 (영상
시사뉴스)
- 각 부문운동 단위에서 제작, 진행
- 대부분 오디오 녹음 형식 (최근 "내눈길 닿는곳" 신설)
- 주간 동향(뉴스 클리핑에 의존) / '기획' 혹은 '초점'(현장 탐방이나 인터뷰
등)

* 올드 미디어의 '방송' 뉴스적 측면의 결함
  : 본격적인 담당자 혹은 조직의 부재...신속성 결여
* '인터넷'의 특성에 적극적으로 대응치 못함
  : 웹페이지의 구성(텍스트와 이미지, 방송파일의 상호 연관성), 하이퍼 링크의
활용 등
* '주간'의 형태가 다만 여건상의 한계일 뿐, 오히려 '주간'의 특성을 살리는
컨텐츠에 대한 고려 미흡

2) 음악채널
- 내가 찾는 노래 / 구닥다리 노래창고 / 나름대로 어떤음악 / 오후 5시 / 퍼주는
음악 퍼가는 노래
- 1인 구성, 진행, 편집, 인코딩
- 주 1회를 원칙으로 했으나, 보통 격주에 한 번 정도 업데이트
 
* 전체 프로그램들 중 압도적인 청취율...인터넷 방송들의 대체적인 경향이기도
하지만 이른바 민중가요가 독자적인 '컨텐츠'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볼 수도 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시기 노래 운동과의 결합 요청됨
  : 유실 민중가요 복각 및 디지털 사업
  : 음반 유통 및 공연 문화 등에 이바지할 바...

3) 영상채널
- 금주의 현장 / 모모씨의 세상보기 / 채널4...무전여행 / 각종 행사(집회, 토론회
등) 중계
- 방송팀 내부 인력 2~3인이 담당
- <금주의 현장>은 그동안 투쟁속보의 성격을 띤 짤막한 클립 영상이었고,
<모모씨의 세상보기>의 경우 담당자 '모모씨' 개인의 관심과 역량이 반영된
기획물.

* 현재 영상채널 전반에 관한 개편 준비중
* 고정적인 프로그램이 아닌, 사안에 따라 부분적으로 동영상이 '가미'된 경우가
있어왔고, 앞으로도 (특히 뉴스) 좀 더 탄력적인 동영상물의 결합을 추진중임.
* 기존의 영상운동이 전화된 형태가 아닌, 독자적인 (인터넷) 방송의 특성과
전망을 포괄한 영상물 제작 활동의 가능성은 어디까지인가...에 관한 고민.

4) 생중계(Live)
* '인터넷 방송 = 생중계'???
 : 리얼서버 세션 수 제한 등의 현실적 한계를 포함하여 '생중계'가 실질적으로
의미 있는 상황과 경우에 대하여 좀 더 연구가 필요함.
 
5) 채널 호스팅 및 퍼블릭 액세스
- <노뉴단 영상채널>...일종의 채널 호스팅
- <내가 만드는 프로그램>...일종의 퍼블릭 액세스
 
* 아직 '호스팅' 모델이 마련되지 못함...
* 퍼블릭 액세스의 경우, 애초에 매우 소박한 형태로 '뭔가 하고싶다'는 개인의
요청을 받아 <다다의 삐딱한 세상보기>라는 프로그램이 시동을 걸었으나
<다다..>의 경우 매주 정기적인 업데이트를 하며 여타 내부 고정 프로그램들과의
차별성이 없어졌고 또한 '퍼블릭 액세스'의 본래의 취지와도 다소 엇나간 셈. 
* 동영상물의 경우, 그간 서버 용량 등의 한계로 자체 동영상물도 대역폭 제한을
두고 있었지만 서버 확충으로 다소 여유가 생김.
* 최근들어 퍼블릭 액세스 활성화 방안에 대해 다시 논의 중 우연치 않게 동영상
작품 올리고 싶다는 개인의 요청 들어옴(매향리 시위현장 담은 "고추밭"이라는
제목의 학생 작품). 
* 본격적인 퍼블릭 액세스 활성화 방안에 대한 연구 진행중


3. 재정

- 독자적으로 갖춘 수익 모델 없으며, 진보넷에서 재료비 정도에 해당하는 지원금
제공
- 후원회원 모집에 관해 오래전부터 생각만 하고 있음
- 서버 및 공간 문제를 진보넷에서 해결해주는 상황이라 장비를 새로 구입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고정지출도 별로 없는 셈(인건비 당연히 없음)


4. 장비 및 회선

1) 장비 
  PC 3대 / 오디오데크 2대 / 비디오 캡처용 DV Raptor 및 Media Convertor 각 1대
/ 아날로그 캠코더 1대(8mm) / (비디오 카메라는 영상담당자 개인 소유)  

2) 회선 및 서버
  진보넷 회선 이용 / 서버의 경우 최근 서버 호스팅 업체로 이전 (월 비용 진보넷
지출)


5. 난관, 한계 및 전망

1년 전 그 '무모한' 시작을 하며 가졌던 생각 중의 하나는 "인터넷 방송, 이렇게도
할 수 있다"였다. '이렇게'라는 말의 의미는 없는 돈 털어 컴퓨터 한 대, 오디오
한 대, 그리고 마이크 한 개만 일단 마련해 놓으면 누구든 할 수 있다는 것이었고,
'누구든'에 해당하는 그야말로 '아무나'가 그렇게 시작을 해 보였다.
어쩌면 기술적인 가능성이야 1년이 지난 지금, 그리고 앞으로 더욱 더 늘어날
것이다. 다시 문제는 컨텐츠로 돌아왔다. 평가해보면 1년여만에 겨우 프로그램의
항목과 균형을 갖춘 정도라 할 것이다. 이제는 각 프로그램의 퀄리티가 고민되는
시점이다. 
어떤 내용을 보여주고 나눌 것인가, 그리고 그것들이 어떻게 우리의 삶을 좀 더
살만한 것으로 바꿀 수 있을까 하는 고민들. 자족적인 컨텐츠 제작이 아닌, 어떤
'흐름'을 만든다는 것에 대한 고민들. 그리고 참세상방송국은 인터넷방송 운동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가 하는 고민들 까지. 
기획, 주체 단위의 역량, 재정, 기술적 문제들 어느 하나 명쾌하게 정리된 것이
없지만, 그러한 더 넓은 고민들 속에서 하나하나 풀어나갈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