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자비디오 운동의 현황 - 1996, 서울 MacBride Roundtable에 제출된 보고서의 개정판 - 김명준 (노동자뉴스제작단 대표, Videazimut 부대표) 80년대 초 노동자운동에 있어서 시각매체의 활용 한국에서 노동자운동에 시각매체를 사용한 것은 80년대 초반이다. 몇몇 진보적인 활동가 그룹들은 슬라이드 필름의 활용을 시도했고, 노동자 교육을 위해 8mm필름을 사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러한 종류의 활동을 지속시키는 것은 다음의 세가지 이유에 의해서 대단히 힘들었다. 1. 기술적 인프라스트럭쳐의 부재 : 비디오산업이 그때까지 발전하지 않았고, 적당한 보급수단이 없었다. 2. 대중조직의 부재 : 당시 민주적 조합이 거의 없었을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노동운동조직은 비합조직으로 존재했고, 시각매체를 활용할 여지가 전혀 없었다. 3. 진보적 활동가들에 대한 폭력적 억압 : 많은 진보적 그룹들이 공격당했고, 활동을 지속할 수 없었다. 80년대 후반 대중투쟁과 비디오의 활용 이러한 상황은 1987년의 노동자대투쟁 이후 변하게 되었다. 당시에, 대부분의 가정에는 그들 자신의 VCR이 있었으며, 심지어 많은 노동자들은 그들의 캠코더를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영화산업이 비디오산업을 사실상 장악해들어가고 있었다. 또한, 6월 항쟁이후, 많은 민주적 조합이 건설되었고, 반노동자적 주류 매체에 대항하여 통신과 교육수단으로서 매체 사용에 대한 필요성이 분명하게 제기되었다. 이러한 환경에서 대안적인 비디오조직들이 노동자운동에 관한 비디오 제작을 시도하게 되었다. 그러한 조직들중의 하나가 노동자뉴스제작단이다. 노동자뉴스제작단은 1989년에 설립되었고, 그때부터 독립적이고 진보적인 노동운동에 관한 30개이상의 교육용 비디오를 만들었다. 노동자뉴스제작단의 경험 초기에 그것은 한국의 몇몇 조그만 영화운동 그룹들의 연합체에 의해 조직되었다. 이 연합체의 주요한 목적은 노동운동을 발전시키는 것이었다. 1987년, 노동자대투쟁이후, 이들은 전국적으로 각각의 지역과 각각의 산업에서의 노동자투쟁을 다른 노동자들에게 알려냄으로써, 전국적인 노동자들간의 연대의식을 촉진시키기 위해 비디오를 제작하기로 결의했다. 이 목적은 당시 한국 노동운동의 긴급한 임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었다. 즉, 전국적인 노동자연대조직이 긴급하게 조직되어야만 하는 임무 말이다. 제작 노동자뉴스제작단의 주요한 활동은 2개의 영역으로 범주화될 수 있다. 하나는 비디오를 제작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노동자를 위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이다. 제작과 관련하여, 노동자뉴스 1호가 1989년 4월에 제작되었다. 그때부터, 노동자뉴스제작단은 다양한 종류의 교육비디오를 만들었다. 노동자뉴스제작단에 의해 만들어진 초기 비디오는 각기 다른 짧은 코너(short corners)들을 연결시킨 것이었다. 노동자투쟁의 최근 소식, 노동자와 관련된 쟁점에 대한 특별한 논평, 특정시기 노동자들에게 요구되는 강연, 최근 정치쟁점을 다루는 짧은 애니메이션, 그리고 음악비디오 등으로 이루어졌다. 러닝타임은 약 50-60분정도 되었다. 그러나 1989년 이후, 노동자뉴스제작단은 장편의 교육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비디오의 내용이 실업, 주류 매체에 대한 비판, 노동자운동의 역사 등으로 다변화되기 시작했다. 보급 노동자뉴스제작단은 항상 민주적인 노조와 공동작업했다. 1991년 1월 22일, 전국적인 노동자 연대조직이 건설되었다. 그것은 전노협으로 불리웠다. 전노협은 한국에서 민주적인 노동조합의 정치적 요구를 위해 투쟁했다. 노동자뉴스제작단은 전노협의 설립이래로, 그들과 함께 노동자뉴스를 공동제작해왔다. 지금은 민주노총이 50만 노동자를 대표하여 작년에 새롭게 조직되었는데, 노동자뉴스제작단은 이들과도 몇몇 작품들을 공동제작했다. 이러한 공동제작 덕분에, 보급은 조합조직을 통해 가능할 수 있었다. 교육 교육의 영역과 관련하여, 1991년 이후 노동자뉴스제작단은 노동자들과 시민들에게 그들 자신의 비디오를 만들 수 있도록 교육시켜왔다. 이러한 교육프로그램덕분에, 어떤 노동자들은 그들에 관한 비디오를 만들기 시작했다. 한국에서는 퍼블릭 어세스(public access)가 허용되지 않지만, 노동자뉴스제작단은 심지어 그것의 허용전에도 사람들에 대한 조직화를 시도했다. 노동자뉴스제작단은 현재 1995년부터 한겨레문화센터에서 3개월 코스의 비디어제작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동시에 전국규모의 노동자비디오제작그룹의 연합조직 결성을 시도하고 있다. 대기업 노동자들에 관해 흥미있는 경우가 하나 있다. 최근에, 케이블 TV 시스템이 현대와 기아 등과 같은 대기업에서 도입되고 있다. 점심시간에, 그 회사는 그들 자신의 프로그램을 방송한다. 그래서, 노동조합원(그들은 민주노총에 친숙하다)들이 현재 그 회사에 반대하는 투쟁을 전개하고 있다. 노동자들은 시간배정, 시설, 교육프로그램 등을 요구한다. 이것은 한국에서 지역 TV나 퍼블릭 어세스를 위한 중요한 출발점중의 하나이다. 총파업투쟁속보의 경우 올해 1월 한국의 민주적인 노조에 의해 전개된 총파업투쟁을 일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권리를 박탈하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노동자들의 투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총파업 과정에서, 평소에 자본가들의 이데올로기를 위해 봉사하던 테크놀로지는 노동자들의 힘을 강화시켜주는데 사용되었다. 그것들 중에는, 전자통신과 비디오가 대단히 광범위하고도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비디오와 관련하여, 노동자뉴스제작단은 파업과 관련한 속보 비디오를 제작하였다. 30분짜리 1편과 50분짜리 2편의 두 개의 비디오는 파업중에 만들어졌고, 민주노조의 전국적인 연계망을 통해 즉시 보급되었다. 이러한 비디오는 몇가지 요소에 의해 가능했고, 그들중 두가지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노동자뉴스제작단의 실제적인 제작 인원은 단지 3명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이러한 종류의 속보제작에 대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었고, 소식, 분석, 각각의 지역소식, 노동자 및 시민들의 발언, 음악 비디오 등으로 구성된 옴니버스 뉴스영화라는 고유한 형태를 개발해내었다. 2. 주류 TV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활동적인 장면들이 많은 무명의 사진작가들에 의해 광범위하게 포함되었다. 몇몇 독립적인 제작자들과 학생들에 의해 파업을 위한 임시적인 촬영집단이 구성되어, 중요한 대중집회에 대한 많은 사진들을 찍었고, 많은 지역 소식이 그 지역의 민간인과 노동자들에 의해 촬영되었다. 이러한 집단적인 활동의 성과물은 당시에 광범위하게 보급되었다. 노동자들은 이러한 비디오를 보았고, 그것을 현 상황에 대한 이해나, 앞으로의 전략을 구상하는데 유의미한 안내 및 토론 수단으로 활용했다. 그리고 파업에 대해 잘모르는 사람들(왜냐하면 주류 매체들은 대단히 협소하게만 보여줄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그러하듯이 투쟁을 왜곡하기 때문이다)은 마침내 우리나라의 다른 상황, 즉 진정한 현실을 알게 되었다. 이러한 비디오는 또한 다른 나라들,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브라질 그리고 영국 등에서 상영되었다. 예를 들면, 베를린 국제영화제 페스티벌의 포럼부문에 초청되었고, 일본의 독립 미디오제작 집단인 오가와마치 씨네클럽은 한국 노조 지도자들과 만나면서 연대의 차원에서 총파업속보를 상영했다. 게다가 그 비디오들은 SING에 의해 즉시 인터넷 파업 홈페이지에 올려졌고, 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에서 무슨일이 진행되고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그 영상들을 보았다. 지금 투쟁이 계속되고 있다. 노동자뉴스제작단은 항상 그렇듯이 노동자운동에 대한 새로운 형태의 뉴스영화와 다큐멘터리를 만들 것이다. 우리는 그러한 활동이 투쟁을 강화시키고, 또한 국제연대를 촉진시키기를 바란다. 또한 노동자 비디오라는 이러한 분야가 민주적인 매체의 살아있는 부분이 될 것이며, 넓고도 좁은 캐스팅(casting) 매체의 전반적인 민주화를 위해 작년에 시작된 민중 TV 운동을 강화시키는데 일조할 것이라 믿는다. 노동자 비디오를 위한 도전 현재의 상황을 80년대 후반과 비교해보면, 많은 것들이 변해있다. 노동조합의 전국조직은 점점 강해졌으며, 자본측의 신경영전략, 노동법에 관한 투쟁과 같은 새로운 쟁점들이 많이 생겨났다. 또한 전국적 규모의 비디오제작 노동자 그룹들간의 연계망 형성의 가능성이 점점 증대되고 있는 것 같다. 한편으로 아직도 주류적인 매체는 반노동자적이며, 대안적인 매체운동을 금지하는 비디오법이 존재하고 있다. 그래서, 아직도 많은 장애물이 우리 앞에 존재한다. 그럼에도 우리는 노동자들에 의해 대안적 방법으로 매체를 사용하는 증대하는 힘을 본다. 우리는 지금 우리들 경험에 근거한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만 한다. 그런 것들 중 몇몇을 아래에 적어본다. - 전문적인 비디오 제작 기술과 능력의 강화 - 재정 구조-비디오 제작 노동자 집단의 조직과 교육 - 노동자 비디오를 책임지려는 조합안에 통신부분이나 매체 부분을 설립 - 민주적인 매체 상황을 위한 투쟁 : 비디오 검열에 대한 반대투쟁 : 민중 TV를 위한 운동 : 퍼블릭 어세스의 허용 : 인권영화제와 같은 민주적 매체운동에 대한 지원 - 노동자 매체운동에 대한 연구원의 조직 - 노동자 비디오 및 영화의 효과적인 국제 연계망 구축 우리는 비록 비영리단체가 반드시 당면하는 자원의 부재에 직면하고 있지만, 또한 주류 매체들은 점점 더 강해지고 상업화되고 있지만, 민중들의 사회 및 매체의 민주화에 대한 점증하는 관심과 더불어, 노동자운동에 대안적인 매체를 활용하는 것은 점점 강력해질 수 있다. 만약 우리가 올바른 길 가고, 우리들의 실천을 계속한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