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화, 정보화 그리고 노동운동

채만수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부소장)

오늘날 소위 '세계화', '정보화'는 일종의 시대적인 화두로 되어 있고, 특히 자본가들과 그 이데올로그들의 자랑스러운 담화로 되어 있다. 그들은 한편에서 세계화 그리고 정보화를 통해서 인류는 마치 어떤 새로운, 전인미답의 낙원과 같은 세계로 들어가는 듯한 환상을 심고, 다른 한편에서는 그러한 세계의 시민으로서, 혹은 그러한 세계에 들어가기 위해서, 우리는 마땅히 어떤 새로운 규범을 좇아야 한다는 메시지를 계속 반복적으로 주입하고 있다. 이때 그 새로운 규범의 입법자는 물론 이 '세계화'·'정보화' 선전책동을 조종하고 있는 독점자본이다.
자본측의 이러한 선전전은 당연히 목적의식적이다. 그것은 노동자들의 사고(思考)를 지배계급의 이데올로기에 종속시키려는 것이며, 그러한 허위 이데올로기를 통해서 노동자계급의 저항을 회피하면서 이윤을 극대화하려는 것이다.
지금 '세계화' 그리고 '정보화'는 분명히 자본에 의해서 추진되고 있다. 그런데 그것은 자본에 대해서나 노동에 대해서나 모두 이중의 의의와 효과를 가지고 있다. 이 이중의 의의와 효과를 파악하고, 그것을 착취와 억압으로부터의 노동자계급의 해방을 위해서 이용하는 것이야말로, '세계화', '정보화'와 관련하여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이다.

전반적 위기에 대한 대응으로서의 세계화·정보화

오늘날 '세계화', '정보화'는 마치 최근의 새로운 현상 혹은 경향인 것처럼 널리 얘기되고 있지만, 그것은 결코 최근의 현상 혹은 경향이 아니다. 미국의 스위지(Paul M. Sweezy)도 최근에 말한 것처럼, 그것들은 자본주의체제가 역사에 등장한 이래 오랫동안 계속되고 있는 과정이다. 자본주의는 본성상 내포적으로 그리고 외연적으로 확장하는 체제여서, 한번 뿌리를 내리면 성장하고 확장된다.(주1) 그리고 거기에서 정보·통신수단의 발달은, 교통·수송수단의 발달과 더불어, 절대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우리가 최근에 '세계화', '정보화'에 대해서 말할 때, 그것은 보다 특수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멀리 거슬러 올라가면 1970년대부터, 그리고 특히 1980년대 후반 이후에 강화되고 있는 초국적자본의 활동, 그리고 70년대 이후 본격화되고 최근에 가속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과학기술혁명'의 주요한 성과로서의 '정보·통신혁명'과 그 자본주의적 이용을 가리킨다. 세계화는 특히 그 동안 장기간 끌던 우루과이라운드의 타결과 그 결과로서의 세계무역기구(WTO)의 성립을 계기로 확고한 흐름으로 되었으며, 그에 따라 물질적인 전통적인 상품뿐만 아니라 통화, 자본, 그리고 소위 지적재산권을 아우르는 일체 '상품'의 '자유무역'이 새로운 국제적 규범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 나아가, 최근 수년 동안의 개인용 컴퓨터와 개인무선통신의 급격한 보급도 '정보화'에 새로운 실감을 더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이러한 세계화 그리고 정보화를 가속화시키는 동력은 무엇일까? 
그것은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의 격화와 교역조건의 악화이다. 그것은 1970년대 중반 이후 악화돼 오고 있고 최근 1980년대 후반 이후 급격히 고조되고 있는 과잉생산이다. 한 마디로 말해서, 그것은 1970년대 중반 이후 새롭게 등장하고 최근에 급격히 격화되어 가고 있는 자본의 항상적·만성적 그리고 전반적 위기이다. 자본의 세계화 그리고 정보화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전반적 위기에 대한 독점자본의 대응인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세계화' 혹은 '정보화'라는 자본가들과 그 이데올로그들의 자랑스러운 담화는 사실은 그들이 대면하고 있는 위기의 표현이자 그것을 은폐하려는 안간힘인 것이다.
주지하는 것처럼, 이 전반적 위기는 자본주의적 생산에 내재하는 모순의 필연적 결과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생산은, 경쟁과 이윤욕(利潤慾)에 의해서 끊임없이 자극 받아서, 강하게 확대되는 경향을 갖는다. 그런데, 똑같은 자극, 즉 경쟁과 이윤욕은 노동자들의 임금을 억누른다. 그리하여 계속 확대되는 생산은 필연적으로 노동자계급의 제한된 소비와 충돌하게 된다. 이 때문에, 전(前)자본주의 혹은 비(非)자본주의 사회에서의 '과소생산공황'과는 정반대로, 자본주의적 경제위기는 '과잉생산공황'이라고 불린다.
이러한 생산과 소비간의 모순은 자본주의적 생산이 고도의 생산력을 획득한 19세기에 이르러 현실적인 위기로서, 주기적으로 폭발하였다. 그리고 생산력이 더욱 발전하고 독점자본의 지배의 강화로 그 모순이 더욱 심화된 1930년대에 이르러서는 항상적이고 전면적인 모순으로 폭발하였다.
'뉴딜'이나 기타 어떠한 비상한 정책과 수단에 의해서도 이 1930년대의 전반적 위기를 극복할 수 없었다. 그것은 오직 수천만의 인명을 살육하고 엄청난 파괴를 초래한 제2차 대전을 통해서만 극복될 수 있었다. 그리고 전후 1960대까지의 '장기호황'도 많은 측면에서 이 대살육과 대파괴에 힘입은 것이었다. 그런데 이 '장기호황'이 드디어 1970년대에 들어와 전반적 위기를 다시 불러 왔다.
아무튼 이 전반적 위기를 견뎌 내기 위해서 독점자본은 국내에서 그리고 국외에서 그 활동을 공세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그 결과 자본주의 주요 국가에서는 자영농 등의 소생산이 급격히 소멸하고, 계급구조가 극소수의 부유한 자본가계급과 절대다수의 빈곤한 노동자계급으로 양분화 되어 가고 있다. 그 결과 세계의 구석구석에 자본주의적 생산이 확산되고 침투하고 있지만, 동시에 세계가 소수의 부유한 제국주의 국가와 다수의 빈곤한 국가 혹은 지역, 그리고 아주 엷은 층의 부유한 자본가계급과 광범한 빈곤한 노동자계급으로 나누어지고 있다.
과잉생산이 일반화하고 격화되면서 자본간의 경쟁도 격화되고 자본에 의한 자본의 수탈도 확대되어 간다. 이때, 제국주의 국가권력을 동원한 강압·수탈을 별도로 한다면, 노동강도의 강화, 노동생산성의 증대, 그리고 특히 혁신적인 효율을 가진 새로운 생산설비의 도입이 그들 자본간의 경쟁의 주요 수단이다. 그리고 이점이야말로 왜 최근에 과학기술혁명이 급격히 그리고 전면적으로 진전되는가를 설명해 준다. 과학기술혁명, 그리고 그 일부의 성과로서의 정보화 사회는 바로 자본의 전면적인 위기의 산물인 것이다.

노동에 대한 공세로서의 세계화·정보화

세계화와 정보화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전반적 위기에 대한 독점자본의 대응이기 때문에 당연히 노동에 대한 공세를 그 주요한 내용의 하나로 한다. 이것들은 신자유주의로서 나타나고 있다.
그 가장 유연한 형태의 공세는 일자리의 해외 수출, 즉 자본과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 특히 동남아나 라틴 아메리카와 같은 저임금 지역으로의 이전이다. 동남아 지역 예컨대 중국이나 베트남 등의 수출자유지역(Export Processing Zone)의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임금은 월 평균 $35.- 내지 $45.-(3만2천 원 내지 4만 5천 원)에 불과하고, 멕시코와 미국의 국경 지대에 있는 이른바 마퀼라도라(maquiladora)의 임금도 하루 평균 $3.50 - $4.-(약 3천 원 내지 4천 원) 정도에 불과하다.(주2) 이 자본 및 생산지의 이전은 그 자체로서 '세계화'의 직접적인 형태인데, 그것은 이른바 '정보화 혁명', 즉 원거리통신의 발전에 의해서 뒷받침되고 있다. 고도로 발전한 원거리 통신 덕택에, 예를 들어, 부산에 있는 어떤 한국 회사는 미국에서 디자인되는 운동화를 하청받아서 필리핀의 마닐라 근교에 있는 공장에서, 물론 장시간·저임금 노동을 이용하여, 생산할 수 있다. 
일자리의 수출은 당연히 수출국에서의 일자리의 감소를 의미한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발효(1994) 이후의 미국을 예로 들면, 미국의 노동부도 121,937명의 노동자가 NAFTA로 인해서 해고되었음을 인정하고 있다.(주3) 물론 실제의 숫자는 그보다 훨씬 더 많다.(주4)
이러한 일자리의 수출은 일자리를 줄이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종종 노조 파괴, 장시간·저임금 노동의 강요 등 전반적인 노동조건의 악화로 이어진다. 노동자들이 노조를 조직하거나 임금인상, 노동시간 단축 등 노동조건의 개선을 요구하면, 실업에 대한 공포를 이용하여 "공장을 이전하겠다"는 협박으로 그 요구를 무력화시키는 것이다.(주5)
그런데 일자리의 수출이, 그 자본과 생산기지가 수입되는 국가에서 고용을 창출한다고 생각한다면, 많은 경우 그것은 착각이다. 이전하는 공장은, 대개의 경우, 그것이 비록 '노동집약적인' 경우에도, 토착의 생산에 비해서 월등한 생산력을 가지고 있어서 그들 토착산업을 급격히 파괴하기 때문이다. NAFTA가 발효된 이후 1995년 한 해에만도 멕시코에서 1백만 명 이상의 실업자가 새로이 증가한 사실이 좋은 예일 것이다.
과학기술혁명과 정보화는 이른바 '노동의 유연성' 혹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증대시키는 기술적 기초를 제공한다. '노동의 유연성' 혹은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증대시킨다는 것은 실제에 있어서는 시간제 노동이나 임시직 노동 등 불완전 취업을 증대시키고, 동시에 노동강도를 증대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맑스는 불완전고용도 명확히 '상대적 과잉인구' 혹은 '산업예비군'으로 규정하면서, 그 증가는 필연적으로 제반의 노동조건을 악화시키는 것을 지적하고 있다.(주6)
그럼에도 불구하고, 특히 서유럽의, 노조지도자들 및 사회민주주의자들 가운데,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증대시키는 것이야말로 만연한 실업을 줄이는 효과적인 방법이다"는 주장을 심심지 않게 듣고 있다. 가장 전형적이고 코믹한 형태로 나타난 것은 지난 해 1월에 독일 정부, 기업가 대표 그리고 노조 대표간에 맺은 소위 '일자리와 경쟁력 있는 독일을 위한 동맹'일 것이다. 금년의 총선에서의 승리로 '좌파 세상의 유럽'을 얘기하게 했던 영국의 노동당, 프랑스의 사회당도 기본적으로 이러한 우스꽝스러운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소위 사회민주주의란, 일반적인 사고와 달리, 노동자계급 속에 투영된 독점자본의 이데올로기라는 사실을 말해 주는 하나의 증거이다. 독점자본의 이데올로기가 전횡하는 한국에서 "노동(시장)의 유연화 증대로 실업문제 해결을!"이라는 주장이 들리는 것은 전혀 이상할 게 아니다.
오늘날 정보화 혁명으로 표상되는 과학기술혁명이 노동자계급에 미치는 최대의 악영향은 계속 증대하는 대량실업이다. 과거의 기계화 혹은 자동화도 물론 노동을 배제해 왔다. 하지만 그것은 부분적 혹은 고립적이었기 때문에, 그에 의해서 대체 혹은 절약되는 노동력은 많은 경우 생산규모의 확대에 의해서 벌충되거나 오히려 생산규모의 확대에 의한 노동력의 추가수요가 그것을 능가했다. 그런데, 오늘날 급격히 진행되는 과학기술혁명의 결과로 등장하는 자동화는 체계적이다. 특히 디지털혁명으로 지금 자동화는 모든 장르의 차이를 없애면서 모든 것을 '0'과 '1'의 디지털의 바다 속으로 통일해 내면서 전면적인 자동화를 낳고 있고, 소위 '무인생산'을 얘기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변혁, 혹은 죽은 노동에 의한 산 노동의 대체가 사회적 생산이 계속 확대될 여지가 있는 시대가 아니라 전반적인 과잉생산의 시대에, 혹은 바로 그러한 시대이기 때문에 일어나고 있다.
필연적으로 주요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실업이 만연하고, 더욱 증대하고 있고, 다라서 사회적 갈등과 대립이 증대하고 있다. 

세계화·정보화와 한국의 총파업

독점자본이 노동자계급에 대한 전면적인 공세를 시작했던 작년 초여름부터, 자본이 소유하고 지배하는 대형 대중매체들이 일제히 정보화 사회를 선전해 대기 시작한 것도 결코 우연의 일치가 아니었을 것이다.
정보화 사회론을 선전해 댐으로써 컴퓨터나 기타 정보·통신기기의 보급을 확대하는 것, 즉 그들 정보·통시기기에 대한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물론 직접적인 목적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정보화 사회론은 각종 정보매체의 발달로 세계가 긴밀하게 하나의 세계로 통일된다는 세계화론의 한 형태로서, 그들이 펼치는 정보화 사회론의 연장선상에서 노동자들이 사고하고 그들의 규범을 수용하도록 하는 것, 그것이 그들이 정보화 사회를 선전해 댄 중요 목표중의 하나였다고 볼 수 있다.
자본측의 첫번째 목표는 자본이 자의적으로 해고를 단행하지 못하도록 한 노동법상의 조항들을 폐기하는 것이었다. 이른바 '정리해고제'의 도입이다. 그리고 그것은 '변형근로제' 및 '파견근로제'와 같은 '노동의 유연성' 증대로 보충되어야 했다.(주7)
독점자본은 그들의 의지를 가시적인 형태로 확고하게 보여주기 위해서 여름부터 주로 중간 간부직 사원들을 강제사직시키기 시작했는데, 이 강제사직 혹은 조기은퇴에는 이른바 '명예퇴직'이라는 기만적인 이름이 붙여졌다. 나아가 그들은 경영상 혹은 기술상의 이유에 의한 정리해고제, 변형근로제 그리고 파견근로제 등을 노동법에 도입할 것을 노골적으로 요구하였다.
여름부터는 집단해고 및 실업에 대한 공포와 저항이 온 사회에 팽배했다. 이것이, 자본측의 예상을 넘어, 총파업의 실질적인 추동력이었다. 그리고, 12월 26일 새벽의 노동법 및 안기부법 개악안의 날치기 통과가 사람들의 분노를 폭발시키면서 수십만 노동자의 총파업에 불을 당겼다.
지난 겨울의 총파업은 한국 독점자본(재벌)의 세계화·정보화에 수반한 직접적인 파생물이었다. 재벌의 과잉축적뿐만 아니라 WTO체제의 성립,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등으로 한국의 재벌들은 세계시장에서 외국의 초국적자본들과 치열하게 경쟁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경쟁에서 지지 않기 위해서 재벌들은 무엇보다도 자기들의 상품을 값싸게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은 1) 공장을 저임금 국가로 이전하는 것, 혹은 2) 공장의 설비를 생산성이 높은 것으로 바꾸는 것 등, 두 가지 방법에 의해서 가능하다. 그런데 이 두 가자 방법은 어느 것이나 대량해고를 불가피하게 하고, 또 시장의 변동과 변덕에 대응하기 위해서 '변형근로제'와 '파견노동자'를 요구한다.
세계시장에서의 경쟁을 위해서 필요한 노동자의 대량해고와 기타의 조치들은 자본과 자본가들에게 있어서 강제요 필연이지 결코 선택이 아니다.

노동자와 세계화·정보화

현대자본주의에서의 자본의 전반적인 과잉축적, 즉 자본의 전반적이고 측정할 수 없는 과잉축적에서 불가피한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야말로 경쟁을 극한까지 강화하고 있다.
오늘날 '정보화 시대', '정보화 사회', '정보화 혁명', 혹은 '과학기술혁명'은 자본주의의 자랑스러운 담론이다. 하지만, 그것들은 한편에서는 자본주의의 전반적 위기의 표현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며, 다른 한편에서는 경제적 경쟁이나 착취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새로운 사회 혹은 자유의 왕국의 물질적 기반을 준비하는 것이다.
정보화 혁명을 포함한 과학기술혁명은 세계시장에서의 격렬한 경쟁으로 촉진되고 있고, 그 경쟁은 다시 과학기술혁명에 의해서 격화되고 있다. 그것은 원인이 결과를 낳고 결과가 다시 원인이 되곤 하는 과정이다. 그것은 가속도적으로 발전해 가는 나선형의 과정이다.
세계시장에서의 격렬한 경쟁에 의해서 촉진되고 있는 과학기술혁명은 생산에서 산 노동을 죽은 노동으로 대체하고 있고, 노동자들을 각종의 로봇과 같은 자동화 기계 시스템에 의해서 대체하고 있다. 죽은 노동에 의한 산 노동의 대체 혹은 '무인생산'으로 수렴하는 과학기술혁명은 머지않은 장래에 인류에게 자유의 왕국을 보증할 것이다.
하지만, 과학기술혁명의 성과가 자본가에 의해서 전유되어 이윤생산을 위해서 이용되는 자본주의에서는 과학기술혁명 혹은 죽은 노동에 의한 산 노동의 대체는 노동자계급에게 대재앙이다. 우리가 오늘날 보고 경험하는 것처럼, 대량실업을 조장하기 때문이다.
한국에서의 총파업을 포함하여, 세계적으로 증대하고 있는 노동자들의 투쟁은 기본적으로 그러한 재앙에 대항한, 그리고 그러한 재앙을 강요하는 자본가들에 대항한 투쟁이다.
하지만, 노동자들의 필사적인 투쟁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적 생산이 지속되는 한 그 재앙은 불가피할 것이며, 마찬가지로 노동자계급이 최후의 승리를 쟁취할 때까지 세계적으로 그리고 불가피하게 노동자계급의 투쟁을 자극하고 격화시킬 것이다. 과학기술혁명의 성과, 정보화 혁명의 성과가 자본의 이윤생산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필요를 위해서 이용되는 새로운 사회를 여는 것, 그것이야말로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과제이다.

정보화와 노동운동

오늘날 발달한 정보화 기기들과 정보화 시스템을 노동운동을 위시한 사회운동의 발전에 이용하려는 많은 노력들이 기울여져 오고 있다.
이들 기기와 시스템은 물론 기본적으로 자본에 의해서, 자본의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개발되었다. 그리하여 그것들은, 다른 한편에서는 끊임없이 민중과 노동자들의 투쟁을 자극하면서, 민중과 노동자들을 가난하게 하고 억누르는 데에 이용되고 있다. 지금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전자주민카드' 제도는 가장 전형적인 감시제도가 될지도 모른다.
그런데, 자본가들은 이들 기기와 시스템을 노동자계급에게 널리 보급하지 않을 수 없고, 또 노동자계급의 머리와 손을 빌려 이들 기기와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용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사실들은 이들 정보기기와 시스템이 착취에 저항하여 싸우는 노동자계급의 투쟁에서 그들의 무기가 될 수 있고, 또 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인터넷과 기타 통신을 통해서 투쟁에 필요한 정보를 나누고, 연대투쟁을 강화하여 가는 것, 그를 위한 독립적인 통신망을 확립하는 것, 이러한 것들이 갈수록 중요해져 가고 있고, 또 실제로도 강화되고 있다. 자본측의 반응은 각종 형태의 억압과 검열이다. 음란·폭력 등을 구실로 한 검열과 봉쇄는 많은 나라에서 일반적이고, '정보화 사회'를 외치는 한국 정부는 최근 북한에 관련된 자료가 있다는 이유로 1천만 개 이상의 홈페이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는 'geocities'에의 접속을 완전히 봉쇄하였다. 이러한 검열과 투쟁하여 그것을 극복하는 것은 자유로운 정보화 사회를 여는 데에 있어서 하나의 과제일 것이다.
정보기기와 시스템의 이용 및 통제를 둘러싸고도 지금 독점자본과 노동자계급간의 투쟁이 세계 곳곳에서 여러 형태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 (주1) Paul M. Sweezy, "More (or Less) On Globalization," Monthly Review, Vol. 49 No. 4, September 1997, p. 1.
}} 
{{ (주2) Gloria La Liva, "NAFTA, Poverty Behind Mexican Election Results", Workers World News Service (On-line edition), 1997. 7. 24; George Meyers, "We can't afford more NAFTA's", People's Weekly World (On-line edition), 1997. 9, 20.
}}
{{ (주3) "NAFTA, the NAFTA index on Unemployment and its Threat to Organizing", in Labor Party, Labor Party Press (On-line edition), Vol. 2 No. 4, July 1997; 한국노동이론정책연구소, {현장에서 미래를}, 1997년 8월호, p. 108 참조.
}}
{{ (주4) George Meyers는 "We can't afford more NAFTA's", People's Weekly World (On-line edition), 1997. 9, 20에서 그 수가 420,000명을 넘는다고 적고 있다.
}}
{{ (주5) George Meyers, "We can't afford more NAFTA's", People's Weekly World (On-line edition), 1997. 9, 20 참조.
}}
{{ (주6) 칼 맑스, {자본론} 제1권 제23장 제3절.
}}
{{ (주7) 정보화 사회론은 이들 변형근로제와 파견근로제 등을 정보화 시대의 발전된 노동관행으로 찬양하고 있다.
}}